지난 8월 고용허가제(E-9)를 통해 한국에서 일하게 된 외국인 노동자들이 충북 청주시 가화한정식 주방에서 식재로 준비, 설거지 등 주방 보조 일을 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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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외국인 취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손이 부족한 제조업 공장이나 식당 등에서 재외동포를 비롯한 외국인 고용이 활발하게 이뤄진 영향이다. 정부가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 외국 인력들을 고용할 수 있는 업종을 계속 넓히고 있어, 앞으로도 외국인 취업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에 체류한 지 91일(3달) 이상 된 15세 이상 외국인은 156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명(9.1%) 늘었다. 이 가운데 일하는 있는 사람을 뜻하는 취업자는 101만명으로 1년 전보다 8만7000명(9.4%) 증가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150만명을 넘어서고, 그 중 취업자가 100만명을 뛰어넘은 건 지난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국내 거주 외국인 143만명, 외국인 취업자 92만3000명을 기록했던 것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운 것이기도 하다.
특히 30대 이하 외국 인력 고용이 활발했다. 지난해 15~29세 외국인 취업자는 24만5000명, 30대는 3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4.5%, 8.9% 증가했다. 30대 이하로 계산하면 전체 외국인 취업자의 57.5%에 달한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이 3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4.7% 늘었고, 베트남 출신 외국인 취업자는 1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2% 증가했다.
올해 외국인 취업자의 체류 자격을 살펴보면, 소위 ‘고용허가제’로 불리는 비전문 취업(E-9) 비자를 발급받고 일하는 이들이 30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6% 늘었다. 또 전문인력(E-1~7) 비자를 취득한 외국인 취업자는 6만5000명으로 1년 전(4만6000명)보다 무려 39.9% 증가했다. 비전문 취업 비자 취득자는 제조업이나 조선업, 농·축산업, 그리고 일부 서비스업 등에서만 취업이 가능하며, 전문인력 비자 취득자는 운동선수나 예술가, 어학원 교사 등 전문적인 영역에서 일할 수 있다.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식당과 공장, 일반 사무직 등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는 재외동포(F-4)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 취업자도 25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했다.
정부는 비전문 취업 비자 소지자가 일할 수 있는 업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해당 비자 신규 인력 쿼터를 11만명에서 12만명으로 확대하면서 택배 상·하차 업종이나 비수도권에 본사를 둔 뿌리업종 중견기업에도 고용을 허용했다. 올해 들어 해당 비자 신규 인력 쿼터를 16만5000명으로 대폭 늘렸고, 식당에서도 이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 사업을 벌이고 있다. 4월부터 전국 지자체 100곳의 한식당에 시범적으로 고용을 허용했고, 하반기부터는 중식과 일식 등 외국식 식당에도 고용을 넓혔다.
이러한 외국인 취업 확대 흐름에 힘입어 광·제조업 외국인 취업자가 41만2000명에서 46만1000명,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이 17만명에서 19만1000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다만 전통적으로 외국인 고용이 활발했던 건설업은 경기 부진으로 외국인 취업자가 지난해 11만2000명에서 올해 10만8000명으로 줄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4명 이하 사업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취업자가 22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000명(9.6%) 늘었고, 50~299명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들이 24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7000명(46%) 대폭 늘었다. 식당에서 외국인 고용이 활발해지고, 조선업을 비롯한 광·제조업 공장 등에 외국 인력이 다수 취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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