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7 (화)

日구애 작전 통했나? 손정의 143조원 투자 약속에 트럼프 “이시바와 만날 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소프트뱅크, 미국서 1000억 달러-10만 명 고용 약속

트럼프 “투자 2배로 늘려달라” 농담에 화기애애 분위기

아키에 여사 만찬 등 전방위적 접근에 트럼프 기류 반전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기자회견을 가진 뒤 손 회장 어깨에 손을 올리며 친근함을 보이고 있다. AP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孫正義) 회장(67)이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저택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났다. 손 회장은 이날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43조 원) 투자를 하고 10만 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손 회장과 함께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면서 대선 승리 후 사실상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베 신조 전 총리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만나고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회동 가능성도 언급했다. 일본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추진해 온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 구축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손 회장과 함께 한 회견에서 “소프트뱅크는 1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고 최소 10만개의 미국인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그(손 회장)는 대선 이후에 미국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다. 그는 위대한 리더이자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역사적인 투자는 미국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일”이라면서 “이것은 인공지능(AI), 신흥 기술, 기타 미래 기술이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미국 경제에 대한 나의 신뢰는 비약적으로 높아졌다”고 추켜세웠다. 손 회장은 2016년 트럼프가 처음 당선됐을 때 500억 달러, 5만 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는데 이번에는 2배로 큰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손 회장은 “2배로 늘어나는 이번 투자는 내 신뢰의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며 “미일 파트너십이 견고해진 것을 일본인들은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가운데)이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후보자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손 회장 발언이 끝나자 “투자액을 2000억 달러로 할 수 있느냐”고 농담조로 물었고 손 회장은 웃으면서 “위대한 협상가”라고 답하면서 즉답은 피했다.

손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기자회견 뒤 “당선인과 아침 식사를 함께하는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7시간 정도 친근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 재빠르게 행동하는 것으로 여러 비즈니스와 파트너십을 넓힐 수 있어 의사결정은 빠른 편이 좋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 일본 정부와 공식적인 직접 회담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 측은 다양한 비공식 채널로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마러라고 리조트 기자회견에서 취임 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일본 총리를) 매우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아베 여사와의 면담, 손 회장 투자 발표 등 일본의 전방위적 접근 노력이 이어지면서 입장을 바꾸는 모양새다.

동아일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오른쪽)가 16일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왼쪽), 아베 아키에 여사(가운데), 멜라니아 여사 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멜라니아 트럼프 X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부인 멜라니에 여사는 SNS에 아베 아키에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아베 여사를 마러라고에서 다시 맞이해 영광이었다. 우리는 그녀의 작고한 남편인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고 그의 훌륭한 유산을 기렸다”고 적었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을 외국 정상으로 처음 만났고 이후 끈끈한 밀월 관계를 형성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베 여사에 대해 “멜라니아와 매우 친했다. 저녁 식사를 함께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만찬 성사 계기를 설명하며 아베 전 총리에 대해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재차 언급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