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대행이 신속하게 헌법재판관 임명해야’
개혁신당 “탄핵심판 지연 내로남불 멈추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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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에 “말장난”이라며 “구질구질한 절차 지연은 포기하라”고 비난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이 대통령 궐위시에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지만 직무정지시엔 할 수 없다’고 했는데 터무니 없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법에) 대통령은 헌법재판관 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3인은 대법원이 임명하는 자를 하도록 한다”라며 “국회에서 3인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 절차만 진행하는 것인데 권한대행이 임명하지 못한다는 건 말장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구질구질한 절차 지연을 포기하고 일정 협의에 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도 “헌법 111조 2항에선 (대통령이) 임명한다로 돼 있는데, 대통령의 재량권 없이 국회 추천을 수용하란 것으로 사실상 의무 규정”이라며 “권한대행은 의무를 이행하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헌재법 23조 1항에선 재판관 7명 이상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했는데, 가처분을 받아들여 심리하고 있지만 그 자체로 위법한 심리가 될 수 있단 점이 지적된다”고 밝혔다. 위법한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한 권한대행이 신속히 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내수석은 국민의힘이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제동을 걸면서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독려하는 데는 논리적 모순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민의힘의 입장은) 내란 정당과 내란 옹호당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권 원내대표의 주장을 두고 “내란 단죄를 위한 헌법 재판을 방해하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 원내대표가 주장하는 박한철 당시 헌재소장의 사례는 대통령 지명 몫이므로, 애초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라며 “이번 헌법재판관 임명은 양당 합의 하에 후보자를 추천했고, 청문회 개최와 청문 위원 명단까지 합의해 놨다. 국민의힘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구명길을 열기 위해 자신들의 합의마저 뒤집을 생각인가”라고 반문했다.
개혁신당도 권 원내대표 주장을 비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대표 형사재판 지연을 강력 비판하면서 왜 탄핵 재판은 지연하려 하나”라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재판지연 내로남불을 멈추라”고 적었다. 그는 “애당초 국회·대법원 몫의 헌재재판관 지명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은 대통령의 적극적 권한행사가 아닌 타 헌법기관의 선출, 지명 결과를 대통령이 확인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라며 “헌법 규정상 궐위와 사고에 따른 권한대행의 직무범위를 구별해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주장과 무관하게 향후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에 속도를 내 이달 안에는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불필요한 시비를 없애고 탄핵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6인 체제 아니라 9인 체제로 탄핵 심판을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라며 “3인 헌법재판관 임명동의 절차를 빠르고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 뒤 ‘국민의힘 반대로 재판관 임명 일정이 틀어질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답변에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강 원대대변인은 “기존 지도부에서 협의나 합의가 완전히 마련됐고, 인사청문 위원단 명단도 제출된 상황”이라며 “협의, 합의된 상황이기에 국회의장에게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이 추천한 조한창 후보자의 논란과 관련해서도 “현재로선 지도부가 기존에 결정한 사항 아래 큰 변화 없이 청문회를 하고 연내에 임명하도록 하는 것이 계획”이라며 추천한 그대로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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