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대전환을 통해 한국해운조합이 다시 한번 새롭게 도약해 더 나은 해운산업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9월 한국해운조합의 새로운 수장으로 올라선 이채익 신임 이사장의 각오는 남달랐다. 취임한 지 100일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목표는 분명했다. 해운조합 성장을 이끌어 어려움을 직면한 한국 해운산업 문제해결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지난 9월 23일 제23대 해운조합 이사장으로서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한 그는 취임 첫날부터 ‘현장경영’을 치르며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다.
17일 서울 강서구 해운조합 본사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해운산업 현장은 물론, 정부 및 입법기관과의 유기적인 소통을 위해 해운조합 역할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이사장과 나눈 일문일답.
- 한국해운조합 이사장 취임 후 소회는.
“75주년이라는 유구한 역사가 있는 한국해운조합 이사장으로서 우리나라 해운산업과 조합의 발전을 위해 일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나를 정치인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나는 해운정치인이다. 어려서부터 바다와 늘 함께 자라며 내 인생이 곧 바다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지만, 수출 물동량의 99.7%를 해운이 담당하고 있을 만큼 해운과 경제를 밀접히 맞닿아있다.
한국이 해양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으로서 쌓은 경험과 비결을 활용해 임기 동안 해운산업이 처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
- 조합의 주요 사업과 역할은 무엇인가.
“조합은 한국해운조합법에 기반해 지난 1949년 창립된 특별법인으로 오랜 세월 동안 해운업계 동반자로서 다각적 활동을 펼쳐온 조직이다.
현재 여객선, 화물선, 유조선 등 업종별 전국 2200여 해운선사가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 본부를 중심으로 동남, 서남권역 등 4본부 8개실 10개 지부로 운영돼 조합원 지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 지원으로는 해상종합보험인 조합 공제사업이 있다. 조합 보험공제사업은 지난해 해운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800억원 이상의 거수공제료를 달성하며 해상보험시장에서 그 입지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 신임 이사장으로서 조직을 이끌어갈 전략이 있다면.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부터 대내·외로 ‘발상의 대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발상의 대전환을 통해 더욱 능력 있는 조합을 만들어 해운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과잉규제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먼저 조합원 정책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해 입법행정 지원부서 및 대외협력실을 신설했다. 해당 부서를 통해 대국회, 정부 관련 예산확보 및 입법 활동 확대를 통한 조합원 정책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해운조합 장학재단도 만들고 싶다. 장학재단을 통해 해운선사 선원들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면 노사 관계 개선은 물론 고용난 해소까지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해운조합 역할 재정립을 위한 사옥 이전 및 해운조합가 등을 고려 중이다.”
- 국내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업계가 가진 많은 현안 사항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지금 선원 고령화에 따른 구인난에 대해 가장 큰 갈증을 느끼고 있다. 선원 고령화에 따른 구인난 문제 해결 없이는 한국 해운산업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조합에서도 지난해 인천해사고와 함께 해기교육원을 설립, 매년 총 80명 규모의 6급 해기사를 양성 중이지만, 내항상선 업계에 대한 근본적인 정부 지원책이 없어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
선원의 실질소득과 직결된 근로소득 비과세 혜택이 반드시 필요하다. 내·외항 선원 모두가 열악한 근무 여건에 노출돼 있음에도, 근로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내·외항 간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조합은 정부 및 입법기관에 지속적인 의견 개진을 통해 선원 실질소득 확대를 통한 선원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직종 선호도 제고를 위한 각종 제도개선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 조합원사 경영환경 개선 방안은.
“해양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하지만 올해 연안해운 부문 정부예산은 752억원으로 전체 SOC 예산의 0.3%, 해상운송 예산의 3.7%에 불과한 실정이다.
발로 뛰는 현장 행정을 통해 지역구 국회의원, 재정 당국, 지자체 등에 예산 반영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지자체, 정부, 유관기관 등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확립해 도서지역 인프라 구축과 해상관광 신규고객을 창출해 연안해운 업계에 맞는 금융지원 제도 마련에도 힘쓰겠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운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다. 해운업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현장의 적극적인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과 현장의 가감 없는 의견 개진을 부탁한다.
나 역시 이사장으로서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세밀히 검토해 해운 조합을 ‘성과를 내는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 이채익 이사장은…
울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대학원 지방자치학 석사를, 울산대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울산시의회 초대의원으로 부임한 뒤 19~21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이며 울산항만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 외에도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국방위원회 위원 등 국회직과 공공기관장,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24년 9월 23일 해운조합 23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아주경제=이나경 기자 nak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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