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가 도로를 달리는 모습. 사진 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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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과 잇따른 화재 사고로 올해는 시장이 다소 위축됐지만, 내년엔 3000만원대 저가 전기차들이 다수 출시된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기아 ‘EV3’, 테슬라 ‘모델Q’(가칭), 비야디(BYD) ‘아토3’ 등이 3파전을 벌일 예정이다. 프리미엄 전기차로 시장을 공략해왔던 테슬라가 내년엔 저가형 모델을 새로 내놓겠다고 예고하고 있고, 중국 BYD도 내년 초 한국에 진출한다.
영국 인디펜던트지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내년 상반기 소형 해치백 전기차인 모델Q 출시를 검토 중이다. 테슬라는 이달 초 도이치방크와의 기업설명회(IR)에서 저가형 모델 출시 일정을 공개했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0월 콘퍼런스콜에서 “2025년 상반기부터 더 저렴한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며 “인센티브(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면 3만 달러(약 4300만원)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내년 상반기 저가형으로 소형 해치백 전기차인 ‘모델Q’ 출시를 검토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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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Q는 테슬라가 프리미엄카 전략에서 벗어난 첫 시도로, 중국산 전기차와 전면전을 의미한다. 3만달러 선이면 가격 경쟁력도 갖춘 편이다. 내년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가 폐지돼도 모델Q의 실구매가는 3만7499달러(약 5390만원)가 될 전망이다. 기존 보급형 모델3의 최저가(4만4130달러, 약 6340만원)보다도 6631달러(약 950만원) 저렴하다. 만약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시 현재처럼 대당 7500달러(약 1080만원)인 세액공제를 받는다면 실구매가는 2만9999달러(약 4300만원)로 더 낮아진다. 업계는 내년 상반기 모델Q가 미국에서 출시될 경우 하반기부터는 한국에도 상륙할 것으로 본다.
비야디(BYD)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아토3. 사진 BY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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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도 내년 1월 서울에 국내 전시장을 오픈하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아토3의 중국 내 판매가는 11만9800위안(약 2360만원) 수준이다. 업계는 수입산임을 고려할 때 아토3의 국내 출시 가격이 3500만~4000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을 받게 되면 3000만원 초중반에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정부가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성이 낮은 LFP(리튬인산철)계 배터리의 보조금을 낮춘 상황이라 실제 소비자 가격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기아는 지난 6월 출시한 EV3로 방어할 계획이다. EV3는 최저가가 3995만원으로,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올해 기준) 적용 시 300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LFP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더 긴 편인 NCM(니켈·코발트·망간)계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EV3는 지난 7월부터 본격 판매됐는데, 이후 5개월간 1만2390대가 팔렸다. 올 1~11월 기아 전기차 전체 판매량(3만4475대)의 36%가 EV3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업계는 전기차 가격이 떨어지면 세컨드카 수요가 늘어나 시장이 일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BYD가 가성비 전략으로 반중(反中) 정서까지 넘어설 경우,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1700만대로 예상돼 (생각보다 많이 팔려) '캐즘을 이미 건넜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내년엔 저가 양산형 모델이 속속 출시되는 만큼 산업발전단계 측면에서 전기차 대중화가 시작된 것일 수 있다”며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방향 설정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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