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2024년 12월 16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구치소 차량을 타기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전기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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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 쌀쌀한 날씨 속에 150여 명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근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이 확정돼 수감되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배웅하러 나온 지지자들이었다. 조 전 대표 얼굴이 인쇄된 피켓이나 ‘우리가 조국이다’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일부 지지자는 조 전 대표가 모습을 나타내자 눈물을 흘렸다.
조 전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한 뒤 3분41초가량의 입장문을 읽어내려 갔다. 그는 “법원 판결의 사실 판단과 법리 적용에 동의하지 못하지만, 대법원 선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법을 준수하는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2019년 제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시작된 검찰 쿠데타는 윤석열 탄핵으로 끝났다”며 “이제 남은 것은 검찰 해체”라고 했다.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한 자기 혐의를 인정하지 못하겠으며, 오히려 자기를 기소한 검찰을 해체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6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로 들어가며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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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대표는 2019년 12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후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러면서 자기는 검찰 정치 보복 수사의 희생양이란 논리를 펴왔다. 그런데 1·2심 유죄에 이어 기소된 지 5년 만에 나온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확정되고도 여전히 혐의를 인정하기는커녕 검찰 탓을 하고 있다. 그는 이른바 ‘조국 사태’라고까지 불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 데 대해서도 사과한 적이 없다. 유죄 확정으로 구치소로 들어가는 이날은 “이제 여러분이 조국이다”라며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였다.
정치인이 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수감되면서 끝까지 무죄를 외치고 검찰을 탓하는 장면은 낯설지 않다. 한명숙 전 총리는 2015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돼 교도소로 들어가면서 자기는 정치 보복의 희생자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한 전 총리 사건 재조사를 요구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검찰 수사팀을 감찰했다. 이들이 정말 무죄를 확신한다면 유죄를 확정한 ‘법원 해체’를 주장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데도 이들이 법원 대신 ‘검찰 해체’만 부르짖는 까닭은 검찰이 자기들 범죄를 발견해 법의 심판대에 세웠기 때문 아닌지 궁금하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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