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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함께 가면 길이 된다"부터 "내가 계엄했냐"까지...한동훈의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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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4.12.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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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정계 입문 356일 만에 두 차례 여당 당수 자리에서 물러난 가운데 그가 지난 1년 간 던졌던 말들이 주목받는다.

한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위원들 사퇴로 최고위가 붕괴해 더 이상 당 대표로서 정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고통받으신 모든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탄핵으로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 분들께 많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해 12월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1년이 채 안 된 356일 만에 정치권 전면에서 한 걸음 물러난 것이다. 올해 7월23일 전당대회(당 지도부 선거)에서 당선된 뒤 146일 만이다.

한 대표는 정계 입문 초기 신선함과 과감함을 강조했다. 법무부 장관 신분이던 지난해 11월21일 기자들과 만나 "여의도에서 300명만 공유하는 화법이 있다면 '여의도 사투리' 아니냐"며 "나머지 5000만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말했다. 장관 이임식을 마치고서는 "9회말 2아웃에 2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애매해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 취임 일성은 "함께 가면 길이 된다. 우리 한번, 같이 가 봅시다"였다.

한 대표는 지난 1월19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이 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을 듣고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한 대표와 친한계(친한동훈계)는 '이종섭·황상무' 논란 등 여권의 악재가 터지면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국민 눈높이 발언은 '윤한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난 계기기도 했다. 결국 한 대표는 같은달 23일 충남 서천 화재 현장을 방문해 윤 대표와 만나며 갈등은 잠시 봉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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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제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2024.4.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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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지난 3월29일 서울 지역 순회 유세에서 "이·조(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민생"이라고 말했다. 이·조심판은 총선 후반부로 갈수록 강조됐다. 이를 두고는 야권 주자들의 사법리스크를 십분 활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동시에 여당이 야당을 심판하겠다는 것이 모순적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총선 책임론과 관련한 발언은 일관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한 대표는 지난 4월1일 부산·경남 유세에서 "정부가 여러분 눈높이에 부족한 게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100일도 안 된 저에게 그 책임이 있지는 않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 다음 날 충청권 유세에서는 "대한민국 운명을 건 전선에서 우리끼리 핑계 대지 말자" "부족한 게 있다면 다 제 책임"이라고 했다. 결국 총선 패배 후 한 대표는 비대위원장 사퇴로 책임을 졌다.

이후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채상병 특별검사법 발의"를 내세우며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해 63%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한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지 못했다.

전당대회 기간 상대 후보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향한 '패스트트랙' 발언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 대부분이 실책이라고 평가했다. 나 의원은 지난 7월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주관한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거론하며 한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저에게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하신 적 있으시죠? 저는 거기에 대해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공수처법' 통과 과정에서 여야 갈등과 정치인들이 기소된 맥락을 알면 할 수 없는 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대표는 SNS(소셜미디어)에 "신중하지 못했던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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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AI 힘이와 함께하는 NEXT 혁신토크'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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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자신을 향한 의혹에 강경하게 대응했다. 그는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에 대해 "문자 내용은 재구성된 것"이며 "실제로는 (김 여사가) 사과를 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서는 "당 대표를 흔들고 공격하려는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는 한 대표의 성과다. 그는 지난 8월22일 "(금투세 폐지를) 정치 회복의 1호로 삼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여야 간 금투세 폐지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고, 이 대표도 동의하면서 금투세가 폐지됐다.

비상계엄 국면에서는 한 대표의 기민함과 과감함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그는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 직후 SNS에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했다. 이후 계엄에 반대하는 18명의 여당 의원과 함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 의결을 이끌었다.

계엄 사태 수습 과정에서는 일관되지 못한 행보를 보였다. 한 대표는 지난 6일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정지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탄핵소추 동의'에는 선을 그었다. 여당은 그다음 날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이 대한 1차 탄핵소추 표결에 불참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지난 12일 오전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라며 "탄핵 절차로 대통령의 직무 집행을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의원총회장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한 대표를 향해 고성을 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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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해제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4.12.04.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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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이 가결된 뒤 장동혁·진종오 의원 등 친한계 최고위원들이 사퇴하면서 지도부는 와해됐다. 한 대표는 탄핵안 가결 후 의원총회에서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원들에게 "제가 탄핵안에 투표했습니까" "제가 계엄했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비한계(비한동훈계) 의원들이 "당장 여기서 나가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로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찬성에)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표 재판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 얼마 안 남았다"고 했다. 권성동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는 "당을 잘 부탁한다"고 했다.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저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차를 타고 국회를 떠났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천현정 기자 1000chyu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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