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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흔들리는 '저항의 축'…"시리아 통한 이란 보급로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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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 이후 이란 저항 세력의 첫 손실 인정

머니투데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나임 카셈 수장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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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친이란 세력 헤즈볼라와 이란 간 주요 물자 보급로가 시리아의 정권 교체로 차단됐다. 시리아 반군의 승리 선언으로 인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로 이란 '저항의 축'이 빠른 속도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나임 카셈 헤즈볼라 수장은 전날 TV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과 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이란과의 주요 군사 공급 경로가 차단됐다고 밝혔다.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이란 '저항의 축'의 첫 보급로 차단 인정이다.

카셈은 "헤즈볼라는 현재 시리아를 통한 군사 보급로를 잃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는 저항 세력의 세부적인 부분일 뿐"이라며 "(시리아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보급로 운영이 정상화될 수 있고, 우리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그간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를 통해 이란의 무기 등 각종 물자를 조달했었다. 그러나 시리아 반군이 친이란 세력인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고, 이후 이스라엘이 시리아 정부군의 주요 군사기지를 공격해 시리아의 영공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이란과의 물자 보급로도 잃게 된 것이다. WSJ은 "시리아를 통과하는 보급로 상실은 레바논 민병대(헤즈볼라)와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이란에 큰 타격"이라며 아사드 정권 붕괴로 이란 '저항의 축' 이 붕괴할 위험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시리아를 통한 이란 물자 보급로는 헤즈볼라에 상당히 중요하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가장 강력한 민병대 동맹이지만,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1년 이상 이어진 이스라엘과의 무력 분쟁으로 현재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헤즈볼라의 피해 규모가 조직의 생존을 우려해야 할 수준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때문에 헤즈볼라가 지금까지 대립 구도에 있던 시리아 반군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는 평가도 있다.

한편 헤즈볼라는 시리아 반군과의 협상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은 이어가고 있다. 카셈은 TV 연설에서 시리아 정권을 장악한 반군을 향해 "우리는 (시리아의) 새 집권당이 이스라엘을 적으로 간주하고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현재 시리아 반군의 주축인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수년간의 분쟁과 전쟁으로 지친 시리아는 새로운 분쟁을 원치 않는다"며 이스라엘과 정면 충돌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은 내비쳤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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