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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한국전기연구원, 세계 최초 정극성(+) 낙뢰 피해 막는 ‘수뢰부 설계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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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기환경연구센터 우정민 박사팀이 겨울철 해상풍력단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정극성 낙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KERI에 따르면 전압이 +극과 –극이 존재하듯 낙뢰에도 정극성(+)과 부극성(-)이 존재한다.

구름이 양전하를 가지고 지면이 음전하를 띠면 정극성 낙뢰가 내리치고, 그 반대의 경우 부극성 낙뢰가 생긴다.

세계일보

부극성(-) 낙뢰(사진 왼쪽)는 기존 수뢰부(리셉터)에 주로 내리치지만, 겨울철에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 정극성(+) 낙뢰(오른쪽)는 이를 피해 풍력 블레이드 옆 부분에 내리치는 경우가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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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발생하는 낙뢰의 90%는 부극성 낙뢰이며, 정극성 낙뢰는 상대적으로 낮은 확률로 발생하지만, 전류의 세기가 매우 커서 큰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또 정극성 낙뢰는 구름의 고도가 낮아지는 겨울철에 주로 발생한다.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풍력 발전기의 건설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는 저풍속 환경에 특화된 대형 풍력 터빈이 최근 바다로 많이 건설되는 추세다.

하지만 해상풍력발전은 타워 높이가 높고, 주위에 다른 구조물도 크게 없기 때문에 비구름에 의한 낙뢰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낙뢰로 인한 블레이드(날개) 손상이 발생하면 풍력 발전기의 중단 빛 복구비용 발생 등 손해가 크다.

KERI의 성과는 정극성 낙뢰로부터 풍력터빈 블레이드를 보호하는 새로운 설계법을 고안한 것이다.

현재 블레이드에도 낙뢰를 끌어당겨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종의 피뢰침인 ‘수뢰부’가 있지만, 정극성 낙뢰에 대해서는 방호 효율이 낮았다.

정극성 낙뢰는 패턴이 매우 불규칙하고, 전류도 커서 방호에 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정민 박사팀은 다양한 극성과 조건, 블레이드의 회전 각도와 재질에 따라 어떠한 영향이 발생하는지 철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부극성과 달리 정극성 낙뢰는 기존 블레이드 날개 끝에 있는 수뢰부(리셉터)를 피해 블레이드의 옆 가장자리에 내리쳐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기 중에 분포하는 양전하가 수뢰부 근처에 모여 있다 보니 같은 양(+)극인 정극성 낙뢰가 이를 피해 부극성을 띄는 블레이드 중간 부분에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특정 낙뢰 취약 구간에서 발생했던 블레이드를 철저하게 분석하기 위해 축소 버전의 모형을 제작하고, 고해상도 카메라를 사용해 인공낙뢰 실험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며 데이터를 축적했다.

또 다양한 블레이드 각도와 환경 조건을 재현하기 위해 정밀 측정 시스템과 시뮬레이션 기술도 활용했다.

이를 통해 블레이드 옆 가장자리에도 수뢰부를 최적으로 위치시키는 새로운 설계법을 고안해 낼 수 있었고, 이 방식이 정극성 낙뢰의 전하 분포를 제어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정민 KERI 박사는 “풍력터빈 블레이드를 대상으로 정극성 낙뢰 대책을 설계하고, 실험적 검증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관은 전 세계에서 우리가 유일”이라며 “우리의 기술로 풍력 발전기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여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전기료 절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높은 평가를 받아 재생에너지 분야 상위 5% 국제 학술지인 ‘Results in Engineering’에 논문이 게재됐고, 전기에너지산업 분야 글로벌 플랫폼인 ‘국제대전력망협의회(CIGRE)’의 공식 저널에도 기고됐다.

KERI는 개발한 설계법을 실제 규모의 풍력 블레이드에 본격적으로 적용해 실험 데이터를 더욱 확보할 예정이며, 관련 특허 등록 및 기업체 기술이전도 추진할 계획이다.

해당 성과가 풍력뿐만 아니라 고층 건축물, 통신탑, 해양 구조물 등 낙뢰에 취약한 여러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 범위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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