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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사이언스샷] 올해 과학을 한눈에 확인, 네이처 선정 최고 과학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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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도약. 남극 에크스트롬 빙붕 가장자리에 있는 15m 높이의 절벽 꼭대기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는 황제펭귄들./National Geographic/Bertie Gr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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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과학계는 에이즈(AIDS)를 99.9% 막아낸 항바이러스 주사제부터 인류 최초로 지구로 가져온 달 뒷면의 토양,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 치료 효과를 보인 면역세포치료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찾은 초기 우주의 은하 등 다양한 연구 성과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일반인의 눈길을 잡은 것은 논문이 아니라 사진이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은 개기일식(皆旣日蝕)부터 거대한 얼음 덩어리 위에서 주저 없이 바다로 뛰어든 펭귄들, 국제우주정거장에 관찰한 지구의 오로라 등 지구 곳곳과 우주에서 펼쳐진 순간들을 포착한 과학 사진을 선정해 발표했다. 어쩌면 한 장의 사진이 과학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이끈 동력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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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개기일식 행사에서 부분일식 중인 태양과 함께 실루엣으로 보이는 워싱턴 기념탑의 끝 부분./Chip Somodevilla/Ge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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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흔든 우주쇼들

올해 최고의 과학 사진은 네이처 비주얼 팀이 선정했다. 먼저 올해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최고의 우주쇼들을 포착한 사진들이 꼽혔다.

지난 4월 북미 전역에선 태양이 사라지는 개기일식이 일어났다. 개기일식은 태양·달·지구가 일직선으로 놓일 때 달에 의해 태양의 부가 가려져 보이지 않는 현상이다. 네이처지는 당시 아직 다 사라지지 않은 태양이 워싱턴 기념탑에 걸린 모습과 개기일식을 보고 환호하는 관중의 모습도 최고의 과학 사진으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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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톤헨지 위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페르세우스 유성우./Josh Dr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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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스톤헨지 위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페르세우스 유성(별똥별)도 최고 과학 사진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매년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지구를 통과하면서 선사 시대 기둥 위에 별똥별을 쏟아내는 마법 같은 광경을 목격했다. 천체 사진작가인 조시 더리(Josh Dury)는 이 광경을 3시간 30분 동안 촬영하고 유성, 스톤헨지, 은하수를 촬영한 43장의 이미지를 조합하여 이 이미지를 만들었다.

우주쇼를 우주에서 본 사람들도 있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 7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오로라를 발표했다. 오로라는 지구 대기 상공에 붉은색과 초록색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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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오로라는 지구 대기 상공에 붉은색과 초록색으로 보였다./Donald Pettit/NASA/Handout via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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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는 태양에서 불어온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 대기의 원자나 분자와 부딪히면서 빛을 발생하는 현상이다. 오로라가 주로 발생하는 지상 100~200㎞에서는 산소 원자가 내는 녹색, 붉은색과 질소분자 이온의 청색이 강하다. 나사의 우주 탐사선 주노가 목성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은 마치 수면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바이러스부터 화석까지 생명체의 아름다움

네이처는 지구 곳곳에서 찾은 생명체의 아름다움도 최고의 과학 사진으로 선정했다. 캐나다 맥마스터대는 박테리아(세균)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를 찍은 컬러 현미경 사진은 꽃들이 모여 있는 둣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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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 꽃. 이 주름진 꽃은 박테리아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들이다./McMaster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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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만능 결장 세포로 만든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도 사진도 눈길을 잡았다. 대사 효소인 MTHFD2가 빨간색으로 염색됐다. 과학자들은 세포의 에너지 생산과 뉴클레오타이드 합성에 관여하는 대사 효소가 핵에서도 세포 분열과 같은 중요한 기능을 조율하는 일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올해 니콘 스몰 월드 사진전에서 상을 받은 야자바구미 사진은 마치 글러브를 끼고 권투 시합을 준비하는 듯하다. 다른 사진도 이미 사진전에서 상을 받았다. 스페인 메노르카 앞바다에서 갈매기가 바다거북의 등에 올라탄 모습은 올해 해양 사진작가전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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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야자 바구미의 머리 측면을 클로즈업한 사진. 이 사진은 니콘의 스몰 월드 사진 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Sherif Abdallah Ahmed/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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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사진들도 최고 과학 사진으로 뽑혔다. 고생물학자가 큰 화석 옆에 앉아 작은 화석을 들고 있는 사진도 있다. 공룡처럼 보이지만 2억 3700만 년 전에 살았던 파충류인 프레스토수쿠스 치니쿠엔시스(Prestosuchus chiniquensis)이다. 프레스토수쿠스는 ‘빠른 악어’라는 뜻이다. 고생물학자가 들고 있는 화석도 가장 오래된 파충류 화석 중 하나이다.

‘올해의 수중 사진작가전’에서 수상한 해저 고래 무덤도 최고 사진으로 뽑혔다. 사진은 마치 외계 행성 같은 으스스한 분위기이다. 실제로 뼈로 남은 고래들은 자연사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포획됐다. 가장 혹독한 조건에서 촬영된 이 사진은 고래의 슬픈 운명을 완벽하게 담은 것 같다고 네이처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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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에서 알렉스 도슨이 촬영한 해저의 고래 무덤을 담은 '2024 올해의 수중 사진작가' 수상작. 이 사진에 가장 먼저 끌린 것은 거의 외계인 같은 으스스한 분위기였다./Alex Dawson/UPY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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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생존 투쟁 현장들

그래도 동물들은 여전히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투쟁은 현실입니다. 올해 케냐의 건조지 80% 이상이 폭우에 잠겨 1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았다. 야생동물도 마찬가지다.

올해 빅픽처 자연 사진전의 최종 후보작인 이 사진은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에서 강을 건너려다 하류로 떠내려가는 동남아프리카 치타(Acinonyx jubatus)를 포착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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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빅픽처 자연 사진 공모전의 최종 후보작인 이 사진은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에서 강을 건너려다 하류로 떠내려가는 동남아프리카 치타(Acinonyx jubatus)를 포착한 사진이다./Buddhilini de Soyza/BigPicture Compet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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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북숭이 산악인’이라는 이름이 붙은 사진은 바위 사이를 기어오르는 산족제비(Mustela erminea)의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올해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주최하는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족제비는 이렇게 힘든 자세를 잡으면서까지 먹이를 잡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사냥감을 놓쳤다. 그래도 다시 뛰어올라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질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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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주최하는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 대회에 출품된 산족제비(Mustela erminea) 사진./Larry Taylor/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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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펭귄의 투지도 산족제비 못지않다. 남극 에크스트롬 빙붕(氷棚) 가장자리에 있는 15m 높이의 절벽 꼭대기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는 황제펭귄(Aptenodytes forsteri) 새끼들의 모습이 처음으로 촬영됐다.

이밖에 지난 4월, 이탈리아의 에트나 화산이 폭발하면서 보기 드문 ‘연기 고리’를 만들어낸 모습도 최고 사진으로 꼽혔다. 화산 소용돌이 고리라고 불리는 이 원은 새로 형성된 분화구를 통해 가스가 빠져나갈 때 만들어진다.

일본 도쿄대 연구진은 지난 6월 사람의 피부 조직으로 만든 얼굴 마스크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얼굴 마스크는 로봇에 부착하기 위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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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대는 사람의 피부 조직으로 로봇에 부착할 수 있는 얼굴 마스크를 만들었다./Kim Kyung-Hoon/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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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Nature(2024), https://www.nature.com/immersive/d41586-024-03969-z/index.html

이영완 기자(yw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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