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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본부장→대표로, 70년대생 부행장… 4대금융 ‘비상시국, 비상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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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인사 ‘위험 관리’에 방점

신한금융, 연공서열 파괴 인사

우리銀, 부행장급 축소 등 슬림화

금융당국, 치솟는 환율 대응해… 은행권 건전성 규제 완화 검토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등장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 속에서 4대 금융그룹이 이에 대응한 다양한 파격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계열사 본부장을 대표로 바로 승진시키면서 연공서열 질서를 파괴하거나 1970년대생 부행장을 선임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식이다. 금융 당국도 비상시국에 대응해 은행권의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3곳이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을 교체했다. 우리은행은 타사 대비 가장 젊은 56세 은행장(정진완)을 배출해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토록 했고, KB국민(이환주), 하나은행(이호성)은 현 계열사 대표를 은행장으로 각각 앉혔다. KB국민의 경우 계열사 대표가 행장으로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그룹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은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얘기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만 유일하게 연임했다.

이런 가운데 신한금융은 부사장을 건너뛰고 본부장급을 계열사 대표에 바로 선임하는 등 기존 연공서열 질서를 파괴하는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카드 사장에 이 회사 본부장급(박창훈)을 앉혔고, 신한저축은행,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사장에도 은행 본부장 출신을 선임하는 등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간 신한에서 겪지 못했던 파격적인 인사”라면서 “과거에는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있으면 후임으로 누가 올지 예측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4대 금융 중 가장 먼저 조직 개편까지 단행한 우리은행은 부행장급 임원을 5명 줄이고(23→18명), 부행장 11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진행했다. 특히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1970년대생 부행장을 2명 선임했다. 본부 조직도 20개 그룹에서 17개로 줄이는 등 조직을 슬림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하나금융의 경우 1970년대생 김덕순 여성 은행 본부장을 계열사 대표로 최초 선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4대 금융 인사의 포인트가 각기 다르기는 하나 모두 내년도 국내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 내실 영업 등을 강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비상계엄 이후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은행권이 자본 비율 관리의 어려움을 겪자 스트레스 완충 자본 도입 유예 등 건전성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트레스 완충 자본은 스트레스 테스트(위기 상황 분석) 결과 등에 따라 최대 2.5%포인트까지 기존 최저자본 규제 비율에 더해 추가 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연말부터 17개 국내 은행, 8개 은행지주사를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도입 시기를 미루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5월부터 1%로 상향 조정된 경기대응 완충 자본 적립 수준도 완화될 여지가 있다. 이는 신용 팽창기에 은행에 추가 자본을 0∼2.5% 적립하도록 하고 신용 경색이 발생하면 자본 적립 의무를 완화해 이를 사용토록 하는 제도다.

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규제 기준이 합리적 수준으로 개선되면 자본 비율 등 관리나 대출, 배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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