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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백영옥 대표 “연평균 35% 고속 성장…4년 내 매출 2000억원”[바이오 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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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백신으로 1000억 매출 육박…인류에 공헌하는 ‘위대한 기업’ 될 것”

이투데이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강원 춘천시 유바이오로직스 춘천 제2공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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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이오로직스는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일을 하는 회사입니다. 우리에게 투자하면 콜레라 백신이 돼서 저개발국가에 공급됩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최근 춘천 제2공장(V 플랜트)에서 본지와 만나 회사의 현황과 비전을 세세히 공개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에만 47만여 건이 발생해 2300명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 만든 콜레라와 싸울 수 있는 백신을 전 세계에 독점 공급하는 기업이다.

빌 게이츠도 주목한 ‘유비콜’…콜레라 백신 수요는 증가 중


유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2020년 285억 원에서 연평균 약 35%씩 급속히 성장해 1000억 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그 중심에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이 있다.

‘유비콜-플러스’는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튜브형 백신이다. 기존 바이알(유리병) 포장보다 부피는 30%, 무게는 50% 각각 줄여 보관과 수송이 쉽고, 도스(1회 접종분) 당 가격도 25% 저렴하단 장점이 있다. 백 대표는 유비콜-플러스를 “빌 게이츠도 혁신성에 주목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후속작인 ‘유비콜-에스’는 유비콜-플러스의 항원 제조방법과 조성을 개선해 생산량을 약 40% 증대시켰다. 유엔(UN) 산하 아동보호기관 유니세프는 유바이오로직스에 내년 유비콜-에스 7200만 도스 납품을 요청했다. 역대 최대치인 1억830만 달러(약 1490억 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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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플러스’의 투약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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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표는 “매출 증가는 우리가 그동안 도전한 것들에 대한 이정표”라며 “내년에 1500억 원을 달성하면 직원 1인당 생산성을 3억 원 이상으로 높이고, 영업이익률 30%가 되는 기업으로 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럼화, 전쟁의 확산과 기후 변화 가속 등 여러 이유로 콜레라 백신 수요는 증가 추세다. 그러나 유바이오로직스의 경구용 콜레라 백신이 등장하기 전에는 수요가 있어도 공급할 수 없었다. 백 대표는 “유바이오로직스의 전체 생산능력이 전 세계 콜레라 백신 공급량과 일치한다”라면서 “2027년까지는 우리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다”라고 밝혔다.

2027년 이후엔 인도 회사의 콜레라 백신이 시장에 진입한다. 그러나 이는 유바이오로직스의 시장 지배력 약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콜레라 백신 수요 증대를 불러일으킨다. 공급자가 다변화하면서 기존에 백신을 공급할 수 없었던 곳에도 백신을 도입할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지금은 공급이 모자라서 1인 1회만 투약하고 있지만, 공급이 늘면 원래 용법대로 1인 2회 투약도 가능하다. 또한 발병 가능성이 큰 지역에 예방 백신으로 공급할 수도 있다”라면서 “그럼 글로벌 공공 물량은 1억 도스 이상으로 증가하고, 유바이오로직스가 최소 60% 이상의 점유율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장티푸스·수막구균 백신→프리미엄 백신…2028년 연매출 2000억 전망


콜레라 백신으로 탄탄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한 유바이오로직스는 중장기 성장 계획을 이미 가동 중이다. 먼저 장티푸스 백신이 내년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완료하면 2026년 하반기부터 공급이 예상된다.

백 대표는 “장티푸스 백신은 콜레라 백신과 달리 경쟁시장이지만, 우리는 원자재를 자체 조달하고 멀티제형이라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라면서 “장티푸스가 많이 발생하는 아프리카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해서 효능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막구균 5가 백신은 아프리카 말리와 감비아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면 중간결과가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수출허가를 신청하고, 최종결과가 나오면 WHO-PQ를 신청해 빠르면 2027년 하반기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일정을 좀 더 당기는 것이 백 대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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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강원 춘천시 유바이오로직스 춘천 제2공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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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티푸스 백신과 수막구균 백신이 달리기 시작하면 2028년에는 연매출 2000억 원 돌파가 기대된다. 그는 “라이트재단을 통한 수막구균 5가 백신의 마일스톤 50억 원을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서 받을 수 있다”라면서 “수막구균 백신 매출이 2029년 683억 원에 도달하면 콜레라, 장티푸스, 수막구균까지 공공부문 백신 매출만으로 연매출 2000억 원 달성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프리미엄 백신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개발 중인 대상포진 백신은 전 세계 1위 제품인 GSK ‘싱그릭스’와 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동일한 면역증강제를 사용한다.

그는 “바이오시밀러처럼 임상 3상을 싱그릭스와 비교임상으로 진행해서 개발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라면서 “우선 국내 시장을 타깃하고, 이후 미국이나 유럽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표는 ‘위대한 기업’…국가·인류에 도움되는 사업할 것”


유바이오로직스는 내년 신공장 착공을 추진한다. 장티푸스 백신과 수막구균 백신이 출시되면 바이알 완제 생산설비를 증설해야 하고, 대상포진·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알츠하이머 백신을 위한 동물세포 배양시설도 필요하다.

백 대표는 “연매출 2000억 원 달성 이후 추가 성장을 위해선 증설이 필수적”이라며 “현금유동성은 충분하다.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연매출 2000억 원을 넘어 3000억 원, 4000억 원을 내다보는 회사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2010년 설립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백 대표는 운이 아닌 판단력과 의지, 창의성으로 버텨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9개의 쌍기역(ㄲ)’을 언급했다. “‘꿈’과 ‘끼’(재능)를 가진 ‘꾼’(엔지니어)들이 ‘끈’(네트워크)과 ‘꾀’(아이디어)를 써서 좋은 ‘꼴’(매출)과 ‘깔’(이익을)을 목표로 ‘깡’(도전정신)을 발휘해서 ‘끝’(성과)을 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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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강원 춘천시 유바이오로직스 춘천 제2공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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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말미 백 대표는 “깡촌에서 태어나 콜레라 백신, 장티푸스 백신을 맞고 살아남아 이렇게 유니세프에 공급하는 백신을 만드는 꿈을 이뤘다”라고 회상하며 “투명하고 착한 기업은 좋은 기업이고, 그 위에 국가와 인류에 도움이 되는 ‘위대한 기업’이 있다”라고 말했다. 짐 콜린스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를 인용한 말이다.

그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완성됐단 점은 게이츠 재단 등을 통해 충분히 검증받았다”라면서 “백신은 일생을 질병으로부터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백신처럼 전 세계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투데이/춘천=유혜은 기자 (eun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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