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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당 ‘수장’만 尹 취임 후 10번 교체… 한동훈 사퇴 놓고 또 자중지란 [‘尹 탄핵’ 가결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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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태풍’ 와중 주도권 싸움

韓 거센 책임론… 의총서 성토 빗발

친윤계 “배신자 韓, 대표자격 없다”

친한계 “尹 하야 거부, 대안 있었나”

韓, 측근 최고위원들 사퇴 못막고

찬성표도 예상 하회… 리더십 한계

당권 회복나선 친윤 “똘똘 뭉쳐야”

‘대행만 2번’ 權, 비대위 등판 촉각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국민의힘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한동훈 지도부’ 붕괴로 국민의힘은 2년6개월을 갓 넘은 윤석열정부에서 8번째 대표(비상대책위원장 포함)를 맞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당권을 되찾으려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이에 맞서는 한 대표가 침몰 직전의 난파선에서 당 주도권을 두고 자중지란을 벌인다는 평가다.

세계일보

韓의 선택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관련 입장을 밝히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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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탄핵 후폭풍’ 속에서 당권 다툼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전날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한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와 찬성 12표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의원들은 의총장에 없던 한 대표를 불러와야 한다고 요구했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실에 다녀간 뒤 한 대표가 의총장에 들어섰다. 여기서 한 대표는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을 향해 “제가 계엄했습니까, 제가 투표를 했습니까”라며 항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다수의 의원이 고성과 거친 언사로 항의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발언이 의원들을 자극하며 최고위원 줄사퇴 사태가 벌어졌고, 같은 시각 한 대표는 의총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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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왼쪽 첫번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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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한 대표의 리더십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친윤계 김민전·김재원·인요한 최고위원뿐 아니라 친한(친한동훈)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의 사퇴조차 막지 못한 것이 한동훈 지도부 붕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탄핵 당론 찬성’을 제안했지만 ‘당론 반대’가 유지됐고, 가결이 12표밖에 나오지 않은 것도 한 대표의 정치력 부재를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도부 총사퇴에 73명의 의원이 동의해 의결한 것도 마찬가지다.

친윤계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라는 정치적 위기를 당권 회복 기회로 삼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임기 이틀 만에 사의를 표한 권 원내대표는 한 대표와 달리 곧바로 재신임됐다. 한동안 당내 구심점이 없었던 친윤계가 권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집결하는 모양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은 권 원내대표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한 대표는 스스로 당을 버린 것이다. 우리끼리 똘똘 뭉쳐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친윤계가 범보수 결집이 가능한 비대위원장 인선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비대위원장으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친윤계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 주류는 한 대표 사퇴를 압박하며 ‘배신자 프레임’을 꺼내 들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었다”며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 조치를 지체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영진 의원은 “탄핵에 앞장선 배신자 한동훈은 더 이상 우리 당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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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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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친한계를 향한 공격도 이어졌다. 김승수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일대오가 아닌 배신자가 속출하는 자중지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드렸다”고 했다. 전날 의총에서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친한계 김예지 의원을 향한 탈당 요구도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비례대표인 김 의원은 탈당 시 의원직을 잃게 되지만, 당에서 제명이나 출당되면 무소속 의원으로 남을 수 있다.

친한계는 원외 인사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대통령은 하야 거부했는데 탄핵도 하지 말자면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계엄 전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냐”면서 “친윤들 대답 좀 해 보라”고 지적했다. 박상수 대변인은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이 한 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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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취임 후 ‘수장’만 8명 등장

제1야당 민주당이 2022년 8월 이후 ‘이재명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지도부를 갈아치워 왔다. 윤석열정부 약 2년7개월 동안 당대표가 3명(이준석·김기현·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명(주호영·정진석·한동훈·황우여), 대표 권한대행·직무대행(권성동·윤재옥)이 2명이었다. 총 8명이 당 수장을 맡았고, 이들 중 3명(권성동·윤재옥·한동훈)은 2번씩 등판했다. 지도부 교체만 10번이었던 셈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두 달 뒤인 2022년 7월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을 6개월 정지하는 징계를 내렸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았다. 한 달 뒤 탄생한 주호영 비대위는 이준석 대표가 신청한 비대위 출범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17일 만에 무너졌고, 재차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이 됐다.

이후 정진석 비대위를 거쳐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대표가 선출됐다. 김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등의 여파로 같은 해 12월13일 사퇴했다. 당 대표 임기는 2년이지만, 9개월간 재임한 김 대표가 이번 정부 여당 ‘최장수 대표’다.

윤재옥 권한대행을 통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월26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임명됐다. 올해 4·10 총선 참패로 당은 ‘한동훈 비대위’에서 ‘황우여 비대위’로 수장을 바꿨다. 7·23 전당대회에선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한동훈 대표가 선출돼 재등판했다. 5개월이 채 되지 않은 12월14일, 탄핵 후폭풍으로 한동훈 지도부는 무너졌고, 또다시 권성동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을 전망이다.

유지혜·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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