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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용병 데려와 당 망쳤다”…아수라장 된 국민의힘, 한동훈 체제 결국 붕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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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결직후 의총서 책임론 공방
韓 “내가 계엄했나요” 반박에
최고위 총사퇴로 비대위 수순
韓 16일 회견열고 사의 밝힐듯


매일경제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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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통과 직후 예상보다도 빠른 속도로 ‘분열의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난 14일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부터 한 대표에 대한 친윤석열계의 사퇴 요구가 봇물 터진 듯 쏟아져 나왔다. 탄핵안 통과와 함께 ‘한동훈 축출 작업’이 현실화된 셈이다.

심지어 한동훈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장동혁 최고위원이 먼저 사의를 표하면서 한동훈 대표 체제는 지난 7월 전당대회 이후 불과 다섯 달이 안돼 붕괴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당초 직무수행 의지를 강조했던 한 대표 역시 금명간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의원은 “탄핵 표결 전 언론 기사 63건만으로 탄핵하는 것은 아니다, 차분히 절차를 진행하자고 한 대표를 설득했다”며 “그러나 기어이 한 대표는 속전속결 탄핵을 고집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허약한 정당이 된 것을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우리 정당과 아무 인연이 없었던 인물을 그저 이용해 보려는 욕심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그런 의미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의 ‘용병 불가론’에 적극 공감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시장은 줄곧 한 대표를 ‘용병’이라고 폄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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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가 가결된 다음날인 15일 국회에 있는 국민의힘 당대표실이 잠겨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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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소원대로 탄핵 소추됐으니 그만 사라지거라”라며 “계속 버티면 추함만 더할 뿐 끌려 나가게 될 것이다. 레밍들도 데리고 나가라. 이 당에 있어 본들 민주당 ‘세작’에 불과하다”고 힐난했다.

김승수 의원은 “우리 의원들은 ‘단일대오’가 아닌 배신자가 속출하는 자중지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이라며 탄핵에 찬성한 동료 의원들을 가리켜 ‘배신자’라고 불렀다.

친한동훈마저 흔들렸다. 친한계는 한 대표가 비상계엄 해제에 앞장선 덕분에 여당이 계엄사태 책임 공세에서 버텼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한 대표가 전날 의총에 직접 나와 소속 의원들과 탄핵 책임을 놓고 말다툼을 벌이자 이 같은 논리의 입지도 줄어든 모양새다.

가결 직후 열린 의총은 시작부터 한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와 사퇴 요구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격앙된 분위기에 일부 의원들이 “일단은 단합할 때”라며 진정을 요구했지만 한 대표가 1시간 45분 뒤 의총장에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끓어올랐다고 한다. 친윤계 의원들은 한 대표가 탄핵 찬성 당론을 먼저 밝히면서 여당의 운신 폭을 스스로 줄였다고 성토했다. 또 한 대표로 인해 당론과 달리 탄핵 가결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한 대표는 “내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친윤계 의원들은 “일단 이번주까지는 탄핵을 막고 향후 전략을 짤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보수 진영 지지자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들었어야 한다”고 재차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개별적인 헌법기관”이라며 “자체적인 판단으로 하는 것인데, 나에게 왜 이러느냐. 내가 투표했느냐”고 받아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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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진종오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14일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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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최고위원들의 줄사퇴 선언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의가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된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친윤계 김민전·인요한·김재원, 친한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김민전·인요한·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원외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저는 즉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히면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모두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가 됐다.

여당 내부의 시선은 이제 한 대표의 사퇴 여부에 쏠린 상태다. 탄핵안 가결 직후 한 대표는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나 지도부 붕괴 이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이날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는 숙고한 결과 금명간 사퇴를 밝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실적으로 지도부 붕괴 사태를 돌파할 방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한 대표는 계엄 반대의 명분을 쥐고 있다. 조기대선 국면으로 전환되면 당내에서 재기를 모색할 여지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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