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보도한 일본 신문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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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경민 특파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가운데 일본 주요 언론과 외교계는 이번 사태가 한국 정치 혼란을 넘어 동북아 정세와 한일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언론들은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며 정치적 혼란이 동아시아 안보 환경에 미칠 파장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 주요 일간지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15일자 신문을 통해 '당연한 판단'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요미우리신문은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이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을 거론하며 "권력을 남용해 국내를 혼란에 빠뜨린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군을 동원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계엄령은 법치국가의 지도자로서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논평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윤 대통령의 강압적 정치 방식이 민주적 신뢰를 저버렸다"고 평가하며 "탄핵소추의 일차적 책임이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탄핵안이 한일 관계와 동북아 정세 전반에 미칠 영향을 경고했다. 요미우리는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중요한 고비에 이번 사태가 한일 관계를 다시 후퇴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닛케이 역시 "탄핵으로 양국 간 외교와 국방 협력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관계 개선의 발판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정상 간 의사소통과 교류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 내 정치 정세를 주시하면서 신중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내년 한중일 정상회담 및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정상간 번갈아가며 방문)를 통해 관계 개선을 도모하려 했으나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이 계획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교뿐 아니라 국방 협력도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으로 연말에 계획된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의 방한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는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연계는 더욱 공고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산케이는 "한일 관계 악화가 중국의 대일·대한 압박을 강화시켜 한미일 동맹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둘러싼 혼란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요미우리는 "윤 대통령의 항전 태세와 여야 간 극한 대립으로 정치적 안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사히는 "헌법재판소 심판과 관계없이 국민 신뢰 회복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케이는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며 구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 정치의 혼란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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