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살 사람만 있다면 가격 낮출수도"
지난 13일 찾은 서울 강동구 명일우성아파트에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최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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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동작구 상도역 인근 상가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최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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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시국이 이래서 누가 집을 삽니까. 문의가 있어야 가격도 빼주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매수자 우위 시장입니다.“
정치권 혼란이 이어지던 지난 13일 방문한 서울 강동구 명일우성아파트 인근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A씨는 손님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재건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대출 규제 영향으로 9월 이후로 줄었던 매매 문의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완전히 끊겼기 때문이다. 이 단지의 지난달 실거래도 전용84㎡는 전무했고 전용133㎡도 한 건에 불과했다.
■강동구·동작구도 하락세로 전환
지난 9월 시행된 대출규제로 인해 다른 강동구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하락세로 접어든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12월 첫째주와 둘째주 연속으로 하락을 기록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명일중앙하이츠 전용84㎡는 지난달 12일 8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0월 거래가격인 9억3000만원에 비해 7000만원이 떨어졌다. 명일중앙하이츠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B씨는 “대출 규제와 정치적 혼란이 맞물리면서 매매 문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최근 몇 주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1만2000가구 대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를 위해 처분하려는 매물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동작구 상도동도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 지역 터줏대감인 상도브라운스톤이 지난 10월 12억9250만원에 거래됐다가 지난달 말에는 10억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한 달 새 3억원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상도동 공인중개사 C씨는 “상도브라운스톤 기준 최고가 대비 20% 정도 빠졌다”면서 “최근에도 매수자들이 더 떨어질 것이라 예상하면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당동의 한 공인중개사 역시 “원래도 거래가 드물었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는 문의조차 없다”며 “전체적으로 브랜드 단지의 가격이 1억원씩 빠졌고 급매 물량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홍제동과 무악재 인근 부동산에서도 거래가 사실상 멈춘 상태다.
무악재 인근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D씨는 “경기가 안 좋으니 팔리질 않는다”며 “가격은 최고가에서 몇 억원이 빠졌고 인왕궁 아파트와 같은 단지들도 3억원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대장아파트도 거래문의 없어
서대문구의 ‘대장 아파트’로 여겨지는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와 힐스테이트홍은포레스트도 마찬가지다. 대출규제와 정치적 혼란이 겹치며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의 마지막 거래는 지난 6월 12일 1건이고 힐스테이트홍은포레스트는 지난 10월 5일 2건이다.
이 일대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E씨는 “가격을 5% 이상 내려놓은 급매물건들만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매수자들은 이전에 저렴하게 거래되었던 가격을 제시하며 급매로 나오는 매물만 찾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만 된다면 가격을 낮출수 있다는 집주인들도 나온다.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자가 나타나면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매도자가 대기 중”이라며 “최대 1억원까지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격이 5~10% 하락한 상태에서 매도자들은 물건을 급매로 내놓기도 하지만, 여전히 거래가 적다는 것이 현장 분위기다. 이들 지역에서는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더 강해지고 있으며 정치적 상황이 안정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going@fnnews.com 최가영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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