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숙취해소' 표현 아무나 못쓴다…'인체적용시험 성과내야'

제형별 기능입증 비용부담 높아질듯…일부 제품가격 인상

내년부터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한 숙취해소제만 해당 표현을 표시하거나 광고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내년부터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한 숙취해소제만 해당 표현을 표시하거나 광고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수 기업들이 인체적용시험을 이미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업계는 인체적용시험 비용 부담과 무분별한 과대광고 해소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식품등의 표시 또는 광고 실증에 관한 규정'을 개정, 4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인체적용시험 또는 인체적용시험 결과에 대한 정성적 문헌고찰을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갖춘 경우에 한해 '숙취해소'라는 표현을 제품에 표기하거나 광고할 수 있다.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숙취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설문지 △알코올 농도 측정 △아세트알데히드 농도 측정 △참고 지표(간 기능·항산화 지표) 등을 통해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시중에 출시된 대표적인 숙취해소제는 HK이노엔의 컨디션,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한독의 레디큐, 삼양사의 상쾌환, 그래미의 여명808 등이 있다. 이들 숙취해소제는 각기 다른 원료로 숙취해소 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컨디션은 헛개, 모닝케어는 유산균발효다시마추출물, 레디큐는 커큐민, 상쾌환은 글루타치온 등이 주원료다.

업계에 따르면 숙취해소제의 인체적용시험은 드링크, 환, 스틱(젤리), 필름 등 제형별로 각각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레디큐의 경우 드링크는 주원료인 커큐민으로, 스틱은 제품으로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했다. 컨디션은 음료 제품은 이전에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한 바 있어 올해 환과 스틱 제품에 대한 인체적용시험을 추가로 진행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스틱 제품의 경우 마진율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인체적용시험 비용까지 발생하면서 내달부터 컨디션 스틱 제품군의 가격을 3300원에서 3900원으로 18%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회사 제품들은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지 않고 우회적인 표현을 표기, 광고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는 곳도 있다.

업계는 숙취해소제 시장에 난무했던 무분별한 과대광고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제한적이고 까다로워진 광고 심의로 마케팅 활동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한다.

숙취해소제 관련 기업들은 해당 제품에 대한 인체적용시험의 실증자료를 식약처에 제출, 타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표시광고법에 따라 숙취해소 표현을 쓴 광고심의 등을 받을 때 한국식품산업협회에 인체적용시험 자료를 근거자료로 제출해야 한다. 광고 심의도 상시가 아닌 월 2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마케팅 트렌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게 대세"라며 "그동안 무분별하게 이뤄졌던 숙취해소제의 과장, 과대광고 사례는 줄어들겠지만 한정된 광고 심의 여건상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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