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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트럼프 따라한 윤석열 전략, 통할까? [Th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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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2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TV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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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전문가가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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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 행위”라며 내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직접 작성한 29분 동안 원고를 읽으며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한 뒤 “지금 야당은 (이런 정당한)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며 비난했습니다. 조기사퇴 없이 끝까지 가보겠다는 담화 발표 직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제명·출당을 위한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지시하고, “당론으로 탄핵을 찬성하자”고 말했습니다.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의원들이 가결에 필요한 8명으로 늘면서 내일(14일) 예정된 2차 국회 표결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윤 대통령은 왜 굳이 탄핵을 부르는 담화를 한 걸까요? 국민이 추운 거리로 나가는 일, 내일이 정말 끝일까요? 권태호 논설위원실장에게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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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1] 2차 표결 직전 윤 대통령이 ‘자폭’한 이유가 있겠죠?



권태호 실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참고한 건 아닌가 의구심이 들어요. 트럼프는 2020년 11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온갖 소송을 벌였어요. 그러다 12월19일부터 1월6일까지 백악관 앞에서 열리는 ‘미국을 구하라’(Save America) 집회를 홍보하고, 집회 때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죠. 그 직후 일군의 극우 세력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했어요. 한쪽으로는 소송을 준비하면서 한쪽으로는 극우 세력을 선동하는, 지금 윤 대통령이 하는 행동이 거의 흡사해요.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하는데, 이때의 ‘국민’은 누구를 말하는 걸까요. 극우세력에게 ‘자신을 지지하는 궐기를 해달라’ 호소하는 것 같아요. 전체 국민을 상대로 하는 담화문이 아닌, 극우 폭동을 유발하는 담화인 거죠. 정말 상상 이상으로 위험한 사람이에요.





이와 함께 본인이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논리를 설명한 것 같은데요. 담화엔 ‘북한의 해킹 공격’,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간첩 위협’이란 표현이 나오잖아요. 계엄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만 선포할 수 있다는 논리적 귀결을 맞추기 위한 말인 거죠. 앞으로 있을 법정 다툼에서 본인의 죄를 경감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봐요. ‘북한의 공격과 야당의 폭거에 나라가 위기에 빠질 거라고 믿었다’는 주장을 펴고, 최후엔 변호사들이 심신미약을 주장할지도 모르겠어요. 보통 변호사들이 본인이 변호하는 피의자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주장할 때 심신미약을 말하거든요.





하지만 반대로 담화문이 법정에선 죄를 더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내란 수괴라는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계엄을 선포한 행위에 대한 뉘우침이 전혀 없잖아요.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한 법적 싸움의 수단으로 생각하고요. 사실상 극우세력 폭동을 선동했단 점에서 또 하나의 내란을 획책(일을 꾸미는)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고요.





[The 2] 윤 대통령은 ‘4·10총선’ 조작을 계속 말해요. 총선에 왜 집착할까요?



권태호 실장: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결과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죠. ‘내가 조작을 밝히면, 국민도 계엄을 이해해줄 거다’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굉장히 위험한 사고죠. 또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했단 의혹이 있잖아요. 그래서 총선에서도 상대방(민주당)이 여론조사를 조작했단 의혹을 가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선거관리위원회와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업체 ‘여론조사꽃’을 압수수색하라고 지시했잖아요. 참패한 4·10 총선 결과가 여론조사꽃의 여론조사 때문이라고 믿은 거 같아요. 유튜버 중에서도 아주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이거든요. 망상에 빠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윤 대통령은 일반인의 합리적 사고를 떠난 지 이미 오래됐다고 생각해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을 때 모두 안 된다고 말렸거든요. 윤 대통령은 끝까지 된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무리하게 끌고 갔고, 결과는 아주 처참했죠.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도 김태우 후보를 무리하게 사면까지 해서 밀어붙였는데, 결국 졌죠. 그때도 다 말렸는데, 대통령은 당선을 굳게 믿었다고 해요.



한겨레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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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 내란에 가담한 이들 중 누가 가장 나쁜가요? 순서를 매긴다면요?



권태호 실장: 첫 번째는 내란의 우두머리 윤 대통령이죠. 사령관들에게 전화하는 건 물론 경찰청장에게 미리 체포 명단을 전해주는 등 매우 구체적으로 계엄을 지휘했잖아요.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하고 총지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그다음이고요.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도 정치인을 체포·구금하라고 지시했잖아요. 당시 국정원 1차장과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국회의원 체포를 위해 위치추적을 요청하고, 선관위 서버도 확보하라고 했고요. 핵심 내란 혐의자 3인방은 공교롭게 모두 충암고를 나온 선후배 사이, ‘충암파’기도 해요. 이들은 지난 초여름 별도 만찬에서 계엄 얘기를 했다고 해요. 동문 모임이라며 자주 모여 술자리를 가졌던 것 같아요.





헬기를 타고 국회에 들어간 제707특수임무단의 사령관인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과 서울 외곽에서 장갑차를 끌고 온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은 순서를 다투는 게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두 사람은 본인들의 죄를 인정하고 사죄했단 점에서 앞선 3인방과는 차이가 있죠.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11명의 국무위원도 찬반 여부를 떠나, 계엄을 막지 못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The 4] 한국은 사실상 사형폐지국이잖아요. 윤 대통령의 내란수괴죄가 확정되면 사형이 가능해요?



권태호 실장: 전두환, 노태우도 사형이 선고됐는데 나중에 무기징역 감형됐다가 최종 사면됐어요. 근데 그 당시 계엄 땐 사람이 죽었잖아요. 윤 대통령 변호인이 ‘(이번 계엄에선) 다친 사람이 없지 않냐’고 주장하면 무기징역이 나올 가능성도 있죠. 하지만 내란 후 윤 대통령의 태도를 보면 사법부가 상징적으로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의미로 사형을 선고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고 봐요. 실제 집행 여부는 차치하고요.





[The 5] 내일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되겠죠?



권태호 실장: 탄핵 가능성이 높아요. 어제(12일)까지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의원은 가결에 필요한 8명으로 늘었어요. 내일 투표 땐 20표 안팎의 동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오늘 발표된 윤 대통령 지지율과 탄핵 찬성에 대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중요한데요. 지난주 16%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이번주 11%로 떨어졌어요.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응답은 75%고요.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모습이 다시 확인됐으니, 국민의힘 의원들 입장에선 가결 쪽으로 더 흔들릴 거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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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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