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인간 장 줄기세포, 쥐에 이식 성공…치료까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박성현 박사과정, 권오만 박사, 이하나 박사, 손미영 박사 (왼쪽부터) /사진=KAIST

국내 연구팀이 동물 성분이 완전히 배제된 환경에서 인간 장 줄기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제로 활용될 전망이다.

KAIST(카이스트)는 임성갑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손미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아젠다연구부 박사 연구팀과 함께 '무이종(xenogeneic-free·이종이 없는)' 인간 장 줄기세포 재생 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2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배양에 주로 사용하던 쥐 섬유아세포, 매트리젤 코팅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 고분자인 'XF-DISC'로만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XF-DISC는 장 줄기세포의 장기 배양, 대량 배양, 동결 보관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었다.

XF-DISC 플랫폼에서 배양한 장 줄기세포를 장 상피 손상과 염증이 생긴 쥐 대장에 이식했더니, 쥐의 대장 조직과 효과적으로 융합됐다. 이어 손상 부위를 재생하고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사람의 세포가 동물 모델에 이식된 후에도 기능을 유지하고 조직 재생 효과를 나타냈다"며 "줄기세포 치료제로서의 실질적인 임상 적용 가능성을 입증한 중요한 사례"라고 했다.

향후 연구팀은 플랫폼의 대규모 생산성을 평가하고, 환자 유래 줄기세포에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할 계획이다. 또 환자에서 유래한 줄기세포가 같은 플랫폼에서 성공적으로 배양될 경우,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검증도 이어갈 예정이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줄기세포 배양 방식을 넘어 동물 유래 성분을 완전히 배제한 무이종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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