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시리'로 챗GPT 쓴다…"어려운 전문 지식도 답변"

애플, iOS 18.2 업데이트…젠모지 등 애플 인텔리전스 신기능 추가

기기 전반에 적용된 '글쓰기 도구'서도 챗GPT 도움 받을 수 있어

영국·호주 영어 등 지원 시작…모든 AI 기능 쓰려면 영어 설정해야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0일 서울 마포구 머큐리 앰버서더 호텔 홍대 T팩토리에서 한 직원이 아이폰16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09.20. ks@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의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한 단계 진화하며 음성 비서 시리(Siri)와 글쓰기 도구에 챗GPT를 결합했다. 이제 시리에 복잡한 질문을 던지면 챗GPT의 도움을 받아 보다 상세한 답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애플은 iOS 18.2, 아이패드OS 18.2, 맥OS 세쿼이아 15.2의 출시를 12일 발표하면서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공개했다.

음성 비서 시리·글쓰기 도구에 챗GPT 접목…활성화 여부 선택 가능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시리와 글쓰기 도구에서 챗GPT를 본격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여러 앱을 오갈 필요 없이 챗GPT의 전문 지식과 이미지 및 문서 이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할 예정이다.

챗GPT가 통합된 시리는 특정 요청에 대해 챗GPT를 이용할 것을 제안할 수 있으며, 챗GPT의 답변을 시리가 직접 전달한다.

시스템 전반에서 사용되는 글쓰기 도구의 '작성' 기능에서는 챗GPT에 작성 중인 내용에 대한 콘텐츠를 생성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사용해 작성한 글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용자는 챗GPT 통합의 활성화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챗GPT를 언제 사용할지, 어떤 정보를 공유할 것인지 등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챗GPT 계정을 생성하지 않고도 통합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계정 없이 챗GPT를 사용할 경우 개발사인 오픈AI는 사용자의 요청을 저장하지 않고 해당 데이터를 모델 훈련에 사용하지도 않는다. 계정 연결을 선택한 사용자에게는 오픈AI의 데이터 사용 방침이 적용된다.

애플은 iOS 18.2, 아이패드OS 18.2, 맥OS 세쿼이아 15.2의 출시를 12일 발표하면서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공개했다. 사진은 글쓰기 도구에 결합된 챗GPT를 활용하는 모습.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I가 이미지·이모티콘도 자체 생성…메시지 앱서 '젠모지' 등 바로 사용

애플 인텔리전스가 업데이트되며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기능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에서는 테마, 의상, 액세서리, 장소 등의 콘셉트에 맞춰 재미있고 독창적인 이미지를 AI를 통해 간편하게 생성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기만의 텍스트 설명을 추가할 수 있으며, 사진 보관함 속 가족이나 친구의 모습을 바탕으로 그린 이미지까지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는 현대적인 3D 만화 같은 모습의 애니메이션과 간단한 도형, 명확한 선 및 컬러 블로킹을 사용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일러스트 등 명확한 스타일의 이미지를 생성한다.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기능은 메시지 앱에 바로 통합돼 대화에 맞는 이미지를 그때그때 간편하게 만들어준다. 프리폼, 키노트 등의 앱에서도 맞춤형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전용 앱도 마련됐다.

또 이제 애플 인텔리전스가 사용자가 원하는 '젠모지'를 상황에 맞게 만들어준다. 애플은 젠모지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소통 방식을 활용하고, 가족 및 친구와 더욱 재치 있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모티콘 키보드에 설명을 입력하기만 하면 젠모지와 더불어 선택 가능한 여러 개의 옵션이 표시된다. 사진 보관함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젠모지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개인 맞춤형 젠모지는 모자나 선글라스 등의 액세서리로 꾸밀 수 있으며, 테마와 활동을 반영해 더욱 개인적이고 특별한 젠모지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모티콘과 마찬가지로 젠모지 역시 메시지를 보낼 때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대충 그린 낙서도 깔끔한 이미지로 변신…'이미지 마술봉' 추가

메모 앱에는 더 많은 시각 자료와 다이내믹한 필기를 가능하게 하는 '이미지 마술봉' 도구가 추가된다. 이미지 마술봉 도구를 활용하면 메모에 작성된 텍스트나 시각 자료로 파악할 수 있는 맥락을 활용한 이미지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이미지 마술봉은 대강 그린 스케치에 동그라미를 치기만 하면 깔끔한 이미지로 바꿔준다. 나아가 메모의 빈 공간에 동그라미를 치면 이미지 마술봉이 기기에 탑재된 생성형 모델로 주변에 적힌 손글씨나 타이핑된 텍스트를 분석하고, 내용의 맥락을 파악해 내용과 어울리는 이미지를 생성해준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본 기능인 글쓰기 도구는 재작성, 교정, 요약 등의 기존 옵션에 '변경할 내용 설명' 기능이 새롭게 추가된다. 사용자가 변경하고자 하는 내용을 설명하면 설명한 대로 글에 적용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이력서에 역동적인 동작이 가미된 단어들을 추가하거나 디너파티 초대장을 시 형식으로 다시 쓰는 등 글에 표현력을 더하고 싶을 때 해당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애플은 iOS 18.2, 아이패드OS 18.2, 맥OS 세쿼이아 15.2의 출시를 12일 발표하면서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공개했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폰16 전용 AI 기반 시각 지능 기능도…한국어는 내년 4월부터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아이폰16 시리즈에만 도입된 '카메라 컨트롤'과 애플 인텔리전스를 결합한 신규 기능도 등장했다. 새로운 시각 지능을 통해 카메라에 담긴 피사체나 장소에 관한 정보를 즉각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카메라 속 텍스트를 요약·복사·번역할 수 있고,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감지해 연락처에 추가할 옵션도 AI가 제공해준다. 또한 사용자가 구글 검색을 통해 구매할 물품의 구매처를 검색하거나, 수업에서 필기한 내용 중 복잡한 도표에 관한 설명을 요청하는 등 챗GPT로부터 문제 해결에 대한 도움을 받는 기능도 추가됐다.

또한 이번 업데이트로 오늘부터 애플 인텔리전스가 호주,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영국의 현지 영어 지원을 시작했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인도), 영어(싱가포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및 베트남어 추가 지원은 내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다만 이날 업데이트된 AI 기능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이폰 및 시리 언어를 영어로 설정해야 한다. 언어 설정을 마치면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제한 없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은 향후 수개월에 걸쳐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지속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시리의 경우 이번 챗GPT 결합에 이어 사용자의 개인적 맥락을 파악하는 맞춤 지능을 제공하고, 기기 화면 내용 인지 능력까지 갖추게 될 예정이다.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의 AI 이미지 생성 능력도 지속 개선한다.

이번 업데이트에 대해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용하기 간편한 개인용 지능 시스템으로 유용하고 관련성이 높은 지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AI 개인정보 보호 분야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선보이게 됐다"며 "글쓰기 도구와 시리에 챗GPT가 통합되며 사용자는 여러 앱을 오갈 필요 없이 챗GPT가 제공하는 전문 지식을 참고할 수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더 빠르고 간편하게 필요한 일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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