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지난 초여름부터 계엄을 준비한 정황이 포착됐다.
11일 KBS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여인형 방첩사령관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께서 사석에서 계엄을 말씀하신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 사령관은 윤 대통령과 지난 총선 이후인 초여름경 사석에서 이런 대화를 나눴다. 여 사령관은 특수본에 파견된 군검찰 측에 "윤 대통령이 언급한 계엄은 구체적 실행 계획이라기보다 시국 걱정에 격한 감정으로 말씀하신 것으로 인식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말씀을 (제가) 몇 번 드린 적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구체적이지 않은 감정적 발언'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 이후 국면 전환용으로 계엄을 일찌감치 생각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 사령관은 "한편으로는 (윤 대통령 발언을) 우려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설마 (진짜로) 하겠나'라고 생각했다"며 "'계엄령은 전시에 하는 것'이라는 소신도 (윤 대통령에게) 함께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발언이 나온 자리에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당시 대통령경호처장)도 함께 있었다고 여 사령관은 진술했다. 심지어 이런 자리는 한 번이 아니었다는 설명도 나왔다.
여 사령관은 한편 이번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계엄 발표 이후 자신에게 직접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방첩사 투입 인원의 상황이 어떻게 돼 가는지를 물었다고도 진술했다.
또 계엄 당일에는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주요 인사 체포와 서버 확보 지시도 받았다고 여 사령관은 설명했다.
여 사령관 측은 방첩사는 사전에 계엄을 전혀 몰랐고 조직적인 준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은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 있다"며 "이미 계엄이 실제 상황이 된 마당에 (지시를 이행)할 수도, 안 할 수도 없어서 명령은 이행하되 소극적으로 이행하는 것으로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여 사령관은 국회의원 체포 시도와 관련해 "체포를 염두에 두기는 했지만 실제 임무는 체포 시도라기보다 위치 확인"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여 사령관은 아울러 "행위와 그 결과는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 사령관의 진술과는 다른 증언도 방첩사로부터 나온 정황이 있다. 전날 국회 국방위 현안질의에서 방첩사 1처장과 수사단장 등은 여 사령관이 구금 시설 확보와 의원 체포, 선관위 서버 복사와 확보 지시를 구체적으로 내렸다고 진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돼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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