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 목소리 필요성 외쳤던 반도체특별법·AI기본법 연내 처리 불투명
'반도체 기업에 최대 25% 세액 공제' K칩스법은 올해 말 일몰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이 열리고 있다. 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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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각종 산업지원법안들의 국회 처리가 기약 없이 미뤄질 위기에 처했다.
반도체특별법과 AI(인공지능)기본법 등은 여야가 한 목소리로 필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두고 여야 갈등이 극심해지면서 관련 법안 처리가 상당 기간 밀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반도체법·AI기본법, 여야 공감대 이뤘지만 내란 후폭풍에 후순위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정된 반도체특별법과 AI기본법 등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전날 국회 본회의 안건에 상정되지 못했다.반도체특별법은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재정지원에는 여야가 큰 이견이 없지만 R&D(연구개발) 종자사에 대한 '주52시간 적용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로 하자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야당이 근로기준법에서 따로 논의하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전날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이를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12·3 내란 사태 이후 여야가 대치를 이어가면서 소위가 열리지 못했다.
전력을 쓰는 모든 기업과 관련된 법안이자 산업계의 숙원법안 중 하나로 꼽혔던 전력망확충특별법도 뒷전이 됐다.
산자위는 전날 소위에서 전력망특별법도 논의할 예정이지만, 소위 개최가 불발되면서 해당 논의 역시 이뤄지지 못했다. 산자위 관계자는 "전력망특별법은 한 번도 논의를 안 한 법안이어서 소위가 열리면 이를 우선적으로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소위가 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여야가 한 목소리로 제정 필요성을 이야기했던 AI기본법 제정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AI기본법은 AI 산업 발전을 위한 근거와 책임소재 등 사용 윤리 기준을 담고 있는데 인간의 생명이나 신체 안전과 관련한 AI 기술은 '고영향 AI'로 분류해 정부가 사업자에 책임 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6일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사위에서 12·3 내란 사태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별법이 중점 논의되면서 다른 법안들은 후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美는 보조금 쏟아내는데…반도체 등 설비 투자 세액 공제도 사라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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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일몰을 맞는 'K칩스법'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K칩스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관련 설비투자 기업에 최대 25%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이다.
여야는 올해 말까지인 투자세액공제 일몰 기한을 오는 2029년 말까지 연장하고 세액공제율도 현행보다 5%포인트 높이는데 뜻을 모았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일몰 연장이 이뤄질지를 두고 업계의 우려가 적지 않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대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쏟아내며 관련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우리는 그나마 있던 세액 공제 혜택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기업 관계 법안인 상법·자본시장법 개정안 논의도 전면 중단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상법상 현재 회사로 제한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산업계의 우려가 이어지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일 오전 직접 상법 개정안 공개 토론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12·3 내란 사태 이후 취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탄핵안 처리를 두고 여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 산업지원법 관련법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민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지만, 일단은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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