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0년 만에 임원…AI활용·VOC데이터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의 장남 신중하 그룹데이터TF장(사진)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교보그룹 계열사에 입사한 지 10년 만이다. 교보생명도 3세 경영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다.
교보생명은 11일 2025년도 정기 인사에서 신 TF장을 인공지능(AI)활용·고객의 소리(VOC)데이터 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으로 신규 선임했다.
신중하 상무는 1981년생으로 교보생명 최대주주인 신창재 의장의 장남이다.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여간 근무했다.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해 생명보험의 시작과 끝이라 할 수 있는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업 관련 경험을 쌓았다. 이후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2021년 교보정보통신(현 교보 DTS)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 혁신(DX) 신사업팀장으로 일하다가 이듬해 5월 교보생명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그룹 디지털 전환(DT)지원 담당,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을 맡으면서 그룹의 데이터 체계 구축과 DT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수립함으로써 그룹 내 DT 가속화를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신 상무는 교보DTS에서 근무하던 2021년부터 교보DTS의 자회사이자 데이터분석 전문기업인 디플래닉스(Dplanex) 설립을 주도해 3년간 그룹 데이터 통합 체계 구축 및 그룹 디지털 전략 수립에 힘써왔다.
2022년에는 KAIST와 산학협력을 통해 미래 보험기술 연구를 위한 전문 연구센터인 'KDK 미래보험 AI연구센터'를 개소하고, 지난해엔 그룹 차원의 데이터 질적 확대를 위해 교보그룹 데이터 체계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데이터와 AI 기반의 디지털 혁신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올해 초에는 경영 임원 후보에 선발돼 1년간 다른 경영 임원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리더십, 경영지식, 인사이트 역량 등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올 4월에는 그룹경영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TF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번 승진으로 AI활용·VOC데이터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신 상무가 오너 3세 가운데 이례적으로 오랜 기간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아오며 임원으로 승진한 경우로 평가했다. 이는 인사원칙을 중시하는 신창재 의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교보생명 내부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려면 임원 후보가 먼저 돼야 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신중하 상무 승진은 일반 임직원과 동일한 인사원칙이 적용됐다"며 "본격적인 경영승계 포석이라기보다 신창재 의장의 인사원칙에 따라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신 의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경영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CEO를 맡아야 한다"며 "자녀도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후보가 될 수 있지만 충분한 경영 능력을 갖추려면 오랜 시간과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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