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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금속노조, 무기한 파업 예고… 엎친데 덮친 車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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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11일부터 전면 파업을 예고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판매가 부진한 자동차 제조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시장 불안 등 악재가 쌓인 상황에서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마저 겪으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이날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전면 파업에 대한 세부 지침과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일 금속노조는 윤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무기한 전면 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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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주최하고 플랜트 노조, 현대차 노조 등 울산 노동계 조합원들이 참여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결의대회가 6일 울산 태화강역에서 열렸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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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는 민주노총의 주력 산하 단체로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서는 현대차, 기아, 한국GM 등이 소속돼 있다. 현대차 노조는 4만4000여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국내 최대 단일 노조다. 기아 노조 역시 2만6000여명의 조합원을 거느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전면 파업에 들어가기 전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오전 근무조와 오후 근무조가 하루 2시간씩 총 8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틀에 걸친 부분파업으로 현대차는 약 5000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GM 노조도 같은 기간에 부분파업에 나서면서 역시 평소 수준의 생산량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167만여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하루 평균 6000여대의 차량을 만들고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 중 100만대 이상을 수출한다. 기아는 화성, 광주, 광명 공장에서 연간 130만여대의 차량을 만든다. 한국GM은 지난해 46만여대의 차량을 생산했는데, 이 중 43만대를 미국 등에 수출했다. 만약 금속노조의 결정에 따라 현대차·기아, 한국GM 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면 극심한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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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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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업이 임박하고, 생산 중단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차의 국내 출시 시점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2024 로스앤젤레스(LA) 모터쇼’에서 공개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을 내년 초 국내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의 완전 변경 모델도 국내 판매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금속노조가 전면 파업을 선언해도 현대차·기아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 등 강도 높은 투쟁에 동참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기아 노조는 임금 협상 과정에서는 총파업을 여러 차례 벌인 적이 있지만, 정치 사안과 관련해서는 부분파업만 진행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 시위가 있었을 당시에도 현대차 노조는 부분파업에만 동참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다수 조합원은 생산 중단이 임금 손실과 직결되기 때문에 외부 사안과 관련한 파업에는 동참을 꺼리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이번 탄핵 정국에서도 부분파업 이상의 결정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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