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경원동에 있는 국민의힘 전북자치도당 당사는 9일 오전 문을 닫은 상태였다.
건물 3층에 있는 당 사무실로 올라가는 2층부터 아예 문을 잠가 놓았다.
윤석열퇴진 전북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도당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되고 말았다"며 "국민이 부여한 역할을 외면한 국민의힘은 즉각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위원장들과 당직자들은 아예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경원동에 있는 국민의힘 전북자치도당 당사는 9일 오전 아예 문을 닫은 상태였다.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통로는 아예 문을 닫아 놓았다.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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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통화를 하게 된 전북도당의 전직 당직자는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 '유구무언'일 것"이라고 서둘러 말을 끊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7일 탄핵소추안 처리 직전 사실상 전 의원이 퇴장해 의결 자체를 불성립시킨 국민의힘을 향한 전북도민들의 분노가 갈수록 커가고 있다.
이와 반비례해 민주당 텃밭의 국민의힘 전북도당 입지는 극도로 위축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 중 텃밭인 전북에서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그야말로 고군분투해왔다. 당원들은 여권의 입지가 갈수록 사막처럼 메말라가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독립운동을 하듯' 뛰어왔다.
덕분에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여권 후보로서는 최대치인 14.4%를 획득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북 지지율(13.2%)을 뛰어넘는 수치였다.
하지만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이후 상황이 확 달라졌다. 전북 내 국민의힘 지지자 L씨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야권의 탄핵 주장 국면에서 전북 민심이 완전히 돌아섰다"며 하소연을 했다.
전북도민들은 "선거 때만 되면 진정성을 갖고 전북과 호남에 다가서겠다며 '호남동행의원'까지 출범시킨 국민의힘이 정작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국민의 안위를 뒤로 한 채 당의 미래와 정권재창출에만 신경 쓰고 있다"며 "탄핵정국에서 당 해체론까지 나오는 이유"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전북의 보수지지층에서도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과 새만금 예산 대거 삭감 파문으로 전북의 여권이 벼랑 끝에 선데 이어 이번 탄핵국면의 집단 퇴장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입지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앞으로 20년 동안 전북 내 여권은 빙하기를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계엄과 탄핵표결 국면에 대한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전북과 호남을 대변하겠다고 주장해 온 호남 유일의 국민의힘 현역의원인 조배숙 전북자치도당위원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싸늘함을 넘어 분노에 가깝다.
보수성향의 60대 전주시민 K씨는 "지난 22대 총선의 국민의힘 비례대표 우선순위 명단에 호남출신의 씨가 마를 말랐던 기억이 있다"며 "당시 지역민들이 전북과 호남의 통로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해 조배숙 위원장이 선순위 배치되는 등 22대 국회로 진입하는 발판이 된 바 있다"고 상기했다.
K씨는 이어 "전북과 호남의 목소리를 내겠다며 원내로 진입한 조배숙 위원장이 정작 국가의 위기상황에서 전북과 호남의 목소리를 내기는커녕 되레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조차 거부하고 퇴장했다"며 "전북도민의 민의를 배신한 행위"라고 성토했다.
익산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9일 조배숙 위원장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조배숙 의원이 최근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조배숙 의원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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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때 지역을 대표하던 국민의힘 조배숙 역시 탄핵을 반대하여 표결에 참여하지 않아 그들과 함께 내란의 부역자가 되었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익산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성난 함성에 눈과 귀를 막은 채 정치적 이해득실만을 쫓아 행동하는 조배숙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배신한 조배숙 의원과 한 공간에서 호흡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조배숙 의원은 호남 지역구에서 지역민의 선택을 3번 받은 의원"이라며 "이번 주 토요일에는 반드시 표결에 참여해 달라. 민심을 배신하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배숙 의원은 과거 민주평화당 대표였던 2018년 7월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석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문건과 관련해 "기무사는 당장 해체하거나 대수술을 해야 한다"고 규탄한 바 있다.
당시 조배숙 의원은 "정권 차원에서 위법적 지시를 내린 사람들과 군의 책임자들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 관련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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