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F는 2018년을 시작으로 올해 개최 5년 차를 맞이했다. 국내 최대 규모 애니메이션 및 게임 축제로 이른바 ‘덕후’들의 성지로 불린다. 애니메이션과 게임뿐 아니라 만화, 라이트 노벨, 버추얼 유튜버 등 서브컬처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전시다. 7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총 75개사가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 “좋아하는 덴 이유 없어”… DJ 부스부터 코스프레까지 즐기는 팬들
이날 만난 정모(30)씨는 AGF 2회차다. 그는 “스마일게이트와 승리의 여신: 니케 부스를 보러 왔다”라며 “지난해보다 부스 간 간격이 넓어 훨씬 쾌적하고, 운영 능력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다만 “대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입장 속도를 조절하다 보니, 오전 일찍 온 관람객들도 몇 시간째 대기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7일 오전 11시 관람객들이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AGF 2024'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윤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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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층’들만 즐겼던 서브컬처는 최근 주류 IP(지식재산권) 시장으로 올라서면서 주요 게임사들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 정진호(27)씨는 “서브컬처의 매력은 개인의 취향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작은 집단에 맞춰 개발되니 좋아하는 콘텐츠에 골라서 즐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윤병호(27)씨는 “서브컬처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 있지만,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AGF의 ‘명물’로 부리는 DJ 부스도 마련됐다. 이 부스는 매년 물품보관소 앞에 마련되는데, DJ가 인기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선별하면 팬들은 이에 맞춰 춤을 춘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첫 공연에 입장한 팬들은 처음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점차 열기가 고조되면서 응원봉과 캐릭터 티셔츠를 입은 팬들은 DJ 앞까지 달려가 역동적으로 몸을 흔들었다.
7일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 AGF 2024'에 마련된 '승리의 여신:니케' 부스 코스프레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윤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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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캐릭터로 분장하는 코스프레 무대에 관한 관심도 높았다. 이날 오전에는 ‘승리의여신: 니케’ 부스에서 코스프레 무대가 진행 중이었다. 팬들과 사진사들은 높은 사양 카메라, 휴대폰을 들고 연신 촬영 버튼을 눌렀다. 캐릭터들이 소개될 때마다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날 입장 시작 30분 만에 ‘승리의여신: 니케’ 부스에서는 굿즈를 사기 위한 대기하는 팬들이 생겼다.
개인 코스플레이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카페 및 편의점 의자, 바닥에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분장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챙겨온 화장품으로 서로 단장해 주고, 의상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점검했다. 참가자들은 연신 “너무 기대된다”라고 외치며 전시장으로 입장했다. 이들이 포즈를 취하자, 팬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 신작부터 인기작까지 부스 꾸민 게임사들 “서브컬처 주류 올라서”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보다 부스 규모를 키워 참가했다. 인기 서브컬처 게임인 ‘에픽세븐’ 부스는 바닥과 벽을 게임 속 그래픽을 그대로 가져와 꾸몄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관람객이 실제로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이렇게) 부스를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개발 중인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부스도 설치됐다. 부스에서는 게임 캐릭터들의 특징과 사용자의 성향을 비교해 주는 ‘테스트’가 진행 중이었다.
7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AGF 2024' 스마일게이트 부스에서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이벤트를 즐기기 위한 관람객들이 줄을 섰다./윤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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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마일게이트는 자체 소셜 게임 플랫폼 ‘스토브’ 부스도 준비했다. 여승환 스마일게이트 이사는 “서브컬처 시장이 주류 IP로 성장하는 사례가 많다”라며 “(스토브가) 서브컬처 창작자들의 등용문이 되면서 많은 창작자가 자신의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속해서 성과를 내는 팀들은 2차 창작에 대한 사업화나 회사와 지식재산권(IP)을 만들어가면서 AGF까지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오위즈도 브라운더스트2로 부스를 마련했다. 오전 10시 30분쯤 전시장 ‘블루 스테이지’에서는 브라운더스트2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퀴즈를 가장 빠르게 맞춘 팬 A씨는 무대 위로 올라가 “오픈 때부터 브라운더스트2를 플레이했다”라며 “일러스트가 예뻐서 시작했지만 게임성에 반했다”라고 말했다.
넷마블 역시 전시장 입구에 부스를 마련했다. 넷마블은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페이트/그랜드 오더’와 액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수집형 애니메이션 RPG ‘신의 탑: 새로운 세계’를 출품했다.
이날 만난 넷마블 관계자는 “‘페이트/그랜드 오더’ 서비스 7주년을 유저분들과 같이 축하하고자 AGF에 참석하고 부스도 꾸리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유저분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겠다”라고 밝혔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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