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수원서 국제포럼 개최
세계 56개국 2800명 이상 주요 교육관계자 참석
임태희, 공교육 가치·역할 확대 제안…사례 소개
[안양=뉴시스] 박종대 기자 =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을 찾는 전 세계 교육 관계자들이 3일 오전 경기 안양시 동안구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이 수업하고 있는 공간을 견학하고 있다. 2024.12.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지난 3일 오전 11시께, 경기 안양시 동안구 소재 경기게임마이스터고 내 1층 게임기획실.
평소 같으면 학생과 교사들 사이에 한창 수업이 이뤄졌을 시간에 낯선 외국인 15명이 교내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한국인 통역사 안내를 받으며 신기한 눈빛으로 교실과 복도를 종횡무진 오갔다.
전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교육 관계자들로, 경기도교육청과 교육부, 유네스코,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행사에 초청을 받아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10대 고교생들이 개발한 'K-게임'…해외 방문객들 감탄 연발
경기게임마이스터고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포럼 일정 가운데 유네스코 교육 담론을 실천하고 있는 경기도 학교현장을 알리기 위한 미래교육 선도학교로 꼽혔다.
해외 유수의 학교 및 교육기관 관계자들은 게임을 주제로 각종 전문 장비와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 교실 곳곳을 둘러보며 신나는 표정으로 미래의 게임산업 꿈나무 학생들이 개발한 'K-게임'을 체험했다. 일부 방문객들은 감탄사와 함께 영어로 "Wow, it's fun!(와우, 재밌다)"을 연발하기도 했다.
이는 '게임'과 '교육'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언어와 피부색은 다르지만, 이번 포럼의 개최 취지인 경기도 미래교육을 매개로 서로 소통과 공감대를 나누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견학 순서로 해당 학교를 둘러보면서 궁금한 사항을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묻는 간담회가 열리자 각국에서 모인 교육 관계자들이 앞다퉈 질문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학생들에게 이곳에서 가르치는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이나 소감을 묻는 한편, 교사에게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 무엇을 중점적으로 챙기는지 등을 물었다.
[안양=뉴시스] 박종대 기자 =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을 찾는 전 세계 교육 관계자들이 3일 오전 경기 안양시 동안구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이 수업하고 있는 공간을 견학하고 있다. 2024.12.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학교 측에는 학생들의 진로 방향과 실제 산업현장에 취업을 연계하기 위해 학교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등 실질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질의가 이어졌다.
1995년 '희성정보산업고등학교'라는 교명으로 개교한 이곳은 이듬해에 '관악정보산업고등학교'로, 2011년에 '경기글로벌통상고등학교'로 등 두 차례 이름이 바뀌었다가 2020년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로 변경된 이후 현재까지 이를 계속 사용해오고 있다.
이곳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게임콘텐츠를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한 전국 단위의 기숙학교다. 교사 35명을 포함한 교직원 5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1학년 64명, 2학년 73명, 3학년 69명 등 209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경기교육, 유네스코가 말한 미래교육을 실천하다
학과는 '개임개발과'를 단일로 운영하고 있으며 게임기획자, 게임 프로그래머, 게임 그래픽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다. 학교와 산학협약을 체결한 기업은 156개 업체로 회사 간 협약을 통해 현장실습, 특강, 졸업작품 전시회, 모의 면접 부스 운영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이처럼 뜨거운 질문 세례에 놀란 학생과 교직원들과 달리 해외 관계자들은 여러 가지 궁금증을 해소하게 되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유럽에서 방문한 한 교육관계자는 "게임산업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에 이를 심도 깊게 가르치는 공교육 교육기관을 설립해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점에 놀랐다"라며 "학생들이 배우는 자세와 수준도 전문 직업인처럼 느껴져 교육적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대식 경기게임마이스터고 교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전 세계에서 찾은 교육 관계자들에게 학교를 널리 소개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라며 "학생들도 개발한 게임을 공개적인 시연과 함께 발표까지 참여해보며 게임 개발자로서 성장하는 데 유익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 학교와 교육기관은 수원 산의초, 화성 이솔초·청림중, 광명 충현중, 부천 송내고, 용인 삼계고, 성남외국어고, 이천 한국도예고, 안양 경기게임마이스터고, 4·16생명안전교육원이다.
[수원=뉴시스]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을 찾는 전 세계 교육 관계자들이 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산의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이 수업하고 있는 공간을 견학하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4.12.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들은 방문 학교와 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 안내, 수업 참관, 공간 관람과 전시 체험활동, 교사·학생과의 대화 등을 경험했다. 점심 식사로는 학교급식을 체험했다.
수원 광교신도시에 소재한 산의초는 도교육청이 선정한 '디지털 기반 선도학교'로서 인공지능(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등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을 선보였다. 산의초에 재학하고 있는 '국제교류 동아리' 6학년 학생들이 포럼 참가자 18명의 안내와 통역을 맡았다.
이들은 우선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대여증을 이용해 자동화 기계에서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모습을 관찰하며 놀라움을 표했다.
또 메타버스 활용 수업 교실에서 학생들이 태블릿을 활용해 접속한 메타버스 공간에 들어가 자신의 미술품을 전시하거나 친구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며 해당 태블릿의 보급·관리 주체와 기기 작동 숙련도 정도를 물어봤다. 이어 하이러닝 활용 수업과 미래형 과학실에서 진행된 에듀테크 활용 수업을 살펴봤다.
유네스코 국제미래교육위원회 소속인 엘리사 게라 위원은 이같은 교실 풍경을 지켜보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just amazing!(그저 놀랍다)"라며 "수십 년 전만해도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한국이 교육과 경제 및 디지털 학습 수준 등 모든 분야에서 놀라운 정도로 발전했다"라고 경기도 교육현장을 높게 평가했다.
엘리사 게라 위원은 멕시코 출신의 교사로, 미국 필라델피아 밸리 학교의 국제 네트워크 설립자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15년 미주개발은행에서 '라틴 라틴 아메리카 최고 교육자'로 선정된 바 있다.
그는 "한국이 어떻게 이걸 이뤄냈는지 정말 알고 싶다"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직접 경험한 한국의 교육을 참고해 한국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삼계고는 농촌지역 학생 맞춤형 사제동행 교육과정과 함께 사용자 중심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학교공간을 소개했다. 해외 방문단은 수학 교과에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수업을 참관했으며 공간 혁신사업으로 조성한 교실을 둘러봤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와이파이를 이용해 디지털 학습에 참여하며, 골프 스윙 연습장 및 헬스장, 배드민턴장 등 특색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꾸민 점을 흥미롭게 살폈다. 수업을 참관한 방문단도 태블릿을 각각 지급받아 교사의 지도에 따라 학습 플랫폼에 접속하는 등 첨단 수업을 체험했다.
성남외고는 다양한 교육적 만남을 통해 '함께'의 가치를 키우는 세계시민교육을 주제로 국제교류 활동 중심 교육과정을 전파했다. '꿈을 가지고 용기있게 도전하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운다.
[수원=뉴시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에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사흘레 워크 쥬드 유네스코 국제미래교육위원회 위원장, 스테파니아 지아니니 유네스코 교육사무총장보,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과 다자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4.12.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재학생들은 해외 방문객들에게 그동안 참여해왔던 해외음식 문화 체험, 자매학교 상호 학교 방문교류, 지속 가능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설명했다. 또 동아리 및 학생 주도 활동으로 교실 안팎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시민교육의 가치를 배우는 학교현장을 생생하게 공개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포럼에서 경기교육이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던 공유학교, 하이러닝, 탄소중립교육 등 교육정책을 알렸다. 이러한 사안은 임태희 교육감의 취임 이후 시행한 것으로, 이전 교육감 시절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형태로 발전했다.
이 포럼은 그런 차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보수 교육감 최초로 이른바 '진보교육의 산실'로 불리는 경기도에서 주민직선제로 첫 선출된 임 교육감이 유네스코가 주목한 경기도 교육을 이끌고 세계로 뻗어 나갔다는 점에서다.
포럼에는 유네스코 국제미래교육위원회 위원장, 유네스코 교육사무총장보, 튀니지 교육부장관를 비롯해 국제기구 주요 인사, 국내·외 교육전문가, 교육연구가, 교사 등 전 세계의 56개국 2800여 명이 참여했다.
임태희표 경기교육, '공교육의 가치와 역할 확대' 방점
임 교육감은 포럼 첫날 경기교육 특별세션에서 2050년과 그 이후를 내다보며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으로 '공교육의 가치와 역할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담은 '경기미래교육'을 선언했다.
특히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공교육의 역할을 새롭게 규정하고 경기미래교육 운영 체제를 구축하려고 했다. 이에 따라 교육1섹터를 학교, 교육2섹터를 경기공유학교, 교육3섹터를 경기온라인학교로 삼아 학교를 모든 교육의 중심에 두는 경기미래교육을 구상했다.
이는 2021년 유네스코가 발간한 '교육의 미래' 보고서에서 명시한 '학교는 대체 불가능하며 교육생태계의 핵심으로, 미래에도 학교는 포용, 형평성, 개인과 집단의 참살이(웰빙)을 지원하는 교육의 장소로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한 점과 일맥상통한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 포럼' 개회식에서 샤흘레 워크 쥬드 에티오피아 전 대통령,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스테파니아 지아니니 유네스코 교육사무총장보,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등 각국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02. photo@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 나아가 경기미래교육은 학교에서 시작하는 교육을 지역과 온라인으로 확대하는 공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구한다. 이로써 미래사회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인성과 역량을 갖춰 포용과 공존을 실천하는 세계시민을 기르는 데 목표를 둔다.
임 교육감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포럼 기간 동안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보고서와 관련한 교육의 미래와 경기미래교육을 안건으로 사흘레 워크 쥬드 유네스코 국제미래교육위원회 위원장(에티오피아 전 대통령), 스테파니아 지아니니 유네스코 교육사무총장보,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과 다자 회담을 가졌다.
이를 통해 ▲교육불평등 해소 및 포용적 교육을 위한 미래교육시스템 구축과 국제협력 ▲디지털 대전환과 AI가 가져올 교실의 변화 및 교육 변혁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 교육 대전환을 위한 탄소중립 생태환경교육 강화 등을 모색했다.
행사 마지막 날인 4일 그 성과물이 나왔다. 전 세계의 교육 협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글로벌 옵저버토리' 설립이 공식화됐다. 향후 각국의 정책, 연구, 실천 사례 공유와 교육에 대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고, 교육 변혁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임 교육감은 "우리는 서로 다른 국가에서 모였지만 '교육'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한 마음으로 나아가며 진정한 하나가 됨을 확인했다"라며 "이번 포럼에서 미래교육을 토의하고 교육현장 견학을 통해 얻은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