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수괴 전두환에 무기징역 선고' 했다던 尹에게 그대로 돌려줄 때"

[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12월 3일 밤 10시 30분. 믿겨지지 않은 전화가 걸려왔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6일 새벽 2시 국회 본회의장을 지키면서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화제다.

고 의원은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는 메세지를 두 번 세 번 재확인하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24년에 계엄이라니"

편한 복장 위에 두툼한 패딩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나서는 엄마에게 초등학교 4학년 딸이 던진 "엄마, 경찰이 엄마 잡아가는 거야?" 라는 말이 머리를 둔탁하게 내리쳤지만 "얼른 다녀온다"는 말을 남기고 국회로 내달렸다고 한다.

국회로 달려가는 동안에도 '모든 국회 문이 봉쇄돼 담을 넘어야 한다'는 의원들의 경험담이 들려왔고 잠시 후 '의원들의 출입을 막는 행위가 경찰 스스로 위법행위가 될 수 있으니 무리하게 해선 안 된다'는 말이 경찰들 사이에 전파되고 있더라는 정보가 들려왔다고 한다.

고 의원이 국회에 도착할 무렵에 국회 정문은 의원증을 확인하면 걸어 들어갈 수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곧 정문은 다시 봉쇄됐고 미처 들어오지 못한 의원들은 '월담'을 해야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러 의원들 역시 월담을 통해 국회로 들어 갔다.

그 후 장면은 여러 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생중계된 그대로다.

"본청엔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고, 보좌진들은 본청 입구로 들어오려는 공수부대를 막기 위해 맨몸으로 맞섰다. 기관총으로 무장한 공수부대는 본청 창문을 깨고 진입을 시도했고 보좌진들은 소화기를 뿌려 시간을 벌었다. 총구에 맞서 소화기로 버틴 것이다. 본회의장에 모인 의원들은 바깥의 대치를 휴대폰 속 방송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다."

이 때 고 의원은 "‘연행은 시간 문제다’고 속으로 되뇌었다"고 한다.

이 때부터 고 의원은 "본회의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모두들 연행을 각오하는 듯 보였고 나중에 어떻게 해석되더라도 일단 계엄령 해제는 우리가 의결해 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우리는 의장에게 의결절차를 밟아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의장과 국회사무처는 절차적 정당성을 놓쳐선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인지 답답하리만치 더뎠다. 본회의장 바깥에선 계엄군의 진입이 코앞까지 닥쳐 있었다. 1분 1초 사투를 벌인 시간이었다.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국민들 역시 초긴장속에 지켜보던 장면으로 고 의원은 이 순간을 이렇게 표현한다.

"의장은 정부로부터 통고가 없었다며 해산요구안 상정을 주저했다. 하지만 정부 또한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한다'는 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해당 절차적 정당성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결국 상정을 단행한다. 재석 190명 중 찬성 190으로 계엄령해제안이 의결됐다. 환호가 터져 나왔다. 새벽 1시였다. "

'실패한 쿠데타'

1979년생인 고 의원은 "내게 비상계엄령은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단어다. 존재하지만 사문화된 어떤 것… 내 나이만큼 대한민국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의원은 지금 거의 모든 국민들이 의문을 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윤석열은 어떤 목표를 갖고 이런 엄청난 사건을 저질렀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고 의원은 '윤석열 비상계엄'소식을 전하던 모든 외신들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명실공히 선진국 반열에 든 대한민국이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계엄령이 실행된 데 대해 경악과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는 기사제목을 전하면서 이렇게 정리한다.

"윤석열은 '내란죄'를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
제87조(내란)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제91조(국헌문란의 정의) 본장에서 국헌을 문란할 목적이라 함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함을 말한다.
2.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
삼권 중 하나인 입법부를 배제하려 했고,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 했으니 위법이 명백하다. 윤석열은 정말 이걸 몰랐을까.
내란 가담자들은 국회에 나와 비겁한 말들을 쏟아낸다. 내란의 우두머리인 윤석열을 국힘은 여전히 비호하고 있다. 기괴한 풍경들이 이어지고 있다. 공포의 밤을 잉태했던 그들은 이 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일은 또 어떤 뉴스가 쏟아질까. 지켜볼 일이다."

고 의원은 마지막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5·18 관련 모의재판'에서 재판장을 했던 일화를 자랑스럽게 소개했던 일을 상기시키면서 "이젠 그 말을 그대로 돌려줘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 내가 ‘수괴로 기소된 전두환, 무기징역’ 선고를 했지."

▲12.6 새벽 2시 본회의장에서ⓒ고민정 의원SNS

[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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