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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계엄군, 실탄 안 가져갔다"…김용현 부당명령에 반기 든 지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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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계엄군 A씨 "지휘관, 어깨 걸어 총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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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가 계엄군의 국회 본관 진입 과정이 담긴 CCTV를 지난 4일 공개했다.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은 국방부가 헬기로 24차례에 걸쳐 무장한 계엄군 230여 명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다며 0시 40분에는 계엄군 50여 명을 추가로 국회 외곽 담장을 넘어 진입시켰다고 전했다. 사진은 국회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계엄군 모습. / 사진=국회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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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를 직접 진두지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명령에도 계엄군은 사실상 반기를 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장관은 육군사관학교 후배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대장)을 명목상 계엄사령관으로 세워두고 계엄군의 국회의사당 장악 명령 등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으로 국회에 투입된 A씨는 5일 '계엄군에 실탄 삽탄 지시가 있었느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물음에 "가져가지 않았다"며 "○○○(지휘관)님도 최대한 사람이 다쳐선 안 된다고 총도 어깨에 걸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름만 빌려준 '계엄사령관'…김용현 전 장관이 계엄군 직접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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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월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 장관 옆에는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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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법 제5조에 따르면 '계엄사령관은 현역 장성급 장교 중에서 국방부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계엄령이 선포되면 현역 군 서열 1위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계엄사령관을 맡는 게 당연시돼왔다. 합참에 계엄 업무를 관장하는 계엄과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용현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계엄사령관으로 김명수 합참 의장(해군사관학교 43기) 대신 박안수 대장(육사 46기)을 추천했고 대통령이 이를 재가해 임명했다. 박안수 대장은 지난 3일 밤 10시23분쯤 윤 대통령의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선포된 비상계엄 직후 계엄사령관 임명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사실상 계엄사령관 직위에 자신의 이름만 빌려준 셈이다.

박 대장이 당일 밤 11시에 국회의 정치활동과 출판·언론 등을 통제하는 포고령을 내리기 전 서명 여부를 고심하던 와중에 김 전 장관은 육사 출신의 특수전사령부·수도방위사령부·방첩사령부 등에게 국회 진입 등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개 부대 사령관은 현장 지휘관에게 지시를 하달했고 특전사 예하 제1공수특전여단과 제707특수임무단, 수방사 예하 제35특수임무대대와 군사경찰특수임무대대 등이 국회에 투입됐다. 이들 부대는 전쟁이나 테러가 발생할 경우 초동 대응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마음만 먹으면 국회를 5분 만에 장악할 수 있는 병력들이다.

하지만 김 전 장관과 사령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영관급 현장 지휘관들은 비상계엄 선포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면서 부하들에게도 "사람이 절대 다치면 안 된다" "삽탄은 하지 말라" 등의 지시를 내렸다. 특수부대원들이 실탄 대신 모사탄을 장착하는 등 국회 장악에 소극적이었던 배경이다.


"책임은 내가 진다" 김용현 공언에도…일부 현장 지휘관들도 수사 선상 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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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가 계엄군의 국회 본관 진입 과정이 담긴 CCTV를 지난 4일 공개했다.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은 국방부가 헬기로 24차례에 걸쳐 무장한 계엄군 230여 명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다며 0시 40분에는 계엄군 50여 명을 추가로 국회 외곽 담장을 넘어 진입시켰다고 전했다. 사진은 창문을 깨고 국회 진입 시도하는 계엄군 모습. / 사진=국회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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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김 전 장관과 박 대장 등을 내란죄로 고발했다. 내란죄 성립 여부 등에 따라 국회 진입을 시도한 계엄군 280여명도 수사기관을 찾아 참고인 조사 등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계엄군 280여명을 지휘한 현장 지휘관들 최소 10여명도 상황에 따라 수사선상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장관은 지난 4일 "비상계엄 사무와 관련해 임무를 수행한 전 장병들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전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김 전 장관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후배들이 법적 책임은 물론 사회적 질타를 받게 됐다. 테러와 국지전 등이 벌어졌을 때 작전에 투입되는 최정예 요원들도 임무 대신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육군 예비역 군사 전문가는 "계엄군들이 삽탄을 하지 않거나 거친 물리력 행사 안 한 것만으로도 계엄에 대한 '정치적 거부'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군의 사기를 생각한다는 김 전 장관과 장병 처우 개선을 강조해 온 윤 대통령이 계엄을 통해 군이 국가에 존재해선 안 될 존재로 만들어버렸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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