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빚, 여전히 GDP 2배…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2013년 이후 최고
취약 및 전체 자영업자 연체율/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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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최근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환율 수준이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봤다.
다만 자영업자와 한계기업 부실 누증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취약부분에서 잠재리스크는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과 향후 금리인하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중장기적 금융불균형 누증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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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확실성에도 금융시스템 안정적…고환율도 큰 영향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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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24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최근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금융기관 손실흡수력과 유동성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재보는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과 금융기관의 복원력, 대외지급능력 등을 종합할 때 현재 금융시장의 자금중개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고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우려는 있다"며 "금융경제 정책이 차질없이 추진되고 경제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450원대까지 올라온 원/달러 환율 수준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봤다.
김 부총재보는 "금융기관의 대응 여력과 대외순자산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아직까진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선물환 포지션 한도 상향 등 최근 발표된 외환수급 개선방안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양양현 국제기획부장(왼쪽부터),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김정호 안정분석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안정보고서(2024년 12월)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4.12.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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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빚 여전히 GDP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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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금융시스템 지표는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중장기적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해 3분기 32.9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대비 올랐지만 장기평균(34.5)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금융시스템의 단기적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달 기준 17.3으로 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가계신용은 3분기 말 1913조 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가계부채 월별 증가 폭은 8월까지 점차 확대되다 거시건전성정책 강화 효과로 9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했다.
가계부채의 경우 60대 이상 고령층의 대출 비중이 확대됐다. 베이비붐(1955~63년생) 세대 차주들이 부채 축소를 하지 못한 데다 은퇴 후 자영업 진출과 생활비 부족 등에 따른 대출수요도 일부 가세되면서다.
민간신용 레버리지(명목GDP 대비 민간신용)는 2분기 202.7%로 지난해말(206.5%) 대비 하락했지만 여전히 GDP의 2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부문별로는 2분기말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91.1%로 지난해 말 대비 2.4%p 낮아졌다. 기업신용 비율도 111.6%로 1.4%p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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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 자영업자 연체율 11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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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단기적인 금융안정 리스크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부동산PF 추가 부실 우려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을 꼽았다. 특히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1.55%로 2013년 3분기 이후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64조4000억원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70%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업권별로 자영업자의 비은행권 대출 연체율(3.51%)이 큰 폭 오르면서 은행권 대출 연체율(0.51%)를 크게 상회했다.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1.55%로 비취약 자영업자(0.42%)와 격차가 컸다.
차주 특성별로는 최근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 차주가 증가하는 추세다.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기관의 신규 사업자대출 공급 확대보다는 기존 자영업자 차주들의 전반적인 소득과 신용도 저하가 주원인이다.
한은은 자영업자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선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높은 이자부담으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 대한 자금지원을 이어가는 한편, 회생가능성이 낮은 취약 자영업자는 적극적인 채무조정과 재취업 교육 등 재기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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