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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러시아, 발트해에서 독일 군용헬기에 총격... “긴장 고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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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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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함이 서방과의 긴장이 높아진 발트해 상공에서 독일 군용 헬리콥터에 총격을 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현지시각)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의에서 러시아 군함이 발트해 상공에서 독일 군용 헬리콥터에 탄약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독일, 폴란드, 스웨덴, 핀란드와 발트 3국, 러시아 등에 둘러싸여 있는 바다인 발트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래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곳이다.

독일 공영방송 NDR은 이 사건이 시리아 타르투스로 향하던 러시아 유조선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타르투스에 지중해 유일의 해군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러시아 유조선도 이 기지로 향하던 중이었다. 당시 독일 헬리콥터는 정찰 비행을 위해 발트해의 호위함에서 이륙해 러시아 유조선 근처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NDR에 따르면, 독일군 조종사는 선박에서 소구경 탄약이 발사되는 소리를 들었다고 비행 일지에 기록했다. 헬리콥터 승무원들은 이 과정에서 직접적인 위험에 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베어보크 외무장관은 사건의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발사한 탄약이 신호탄인지, 예광탄인지, 아니면 다른 종류인지도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독일 보안당국은 이번 사건을 고의적 도발이 아닌 일시적인 ‘과잉 대응’으로 평가했다. 독일 국방부는 작전상의 이유를 들어 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거부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NATO의 대응 한계를 시험하고자 무력 충돌을 직접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 2022년 9월 노르트 스트림 1, 2호 해저 가스 파이프라인 폭파 사건 이후 발트해 지역의 감시를 강화하면서 공중 및 해상 순찰의 범위와 빈도를 확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발트해를 지나는 해저 광섬유 케이블 2개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중국 국적 화물선 ‘이펑 3호’가 고의로 닻을 올리지 않고 운항하면서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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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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