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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계엄령 사태' 빠르게 수습하는 한국에…외신들 "탄탄한 민주주의 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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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설리번 보좌관 비롯해 코넬대 학자 등 긍정적 평가

트럼프 1·6 사태 수습과 비교도…日 "민주주의 저력"

뉴스1

5일 경기 오산시 오산역 환승센터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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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권진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발동한 비상 계엄 선포가 국회의 신속한 해제 요구를 거쳐 6시간여 만인 4일 오전(이상 한국시간) 중 무위(無爲)로 돌아간 것을 두고 각국에서 이를 '탄탄한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계엄 발생으로 자칫 민주주의가 흔들릴 뻔했지만 국회와 언론, 시민이 일치단결해 사태를 빠르게 제지하고 수습하는 모습에 대한 긍정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에 이는 교훈이 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는 "이곳 워싱턴을 포함한 모든 곳에 경종을 울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절차가 마련돼 있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주요 정당들을 중심으로 이와 관련한 원활한 절차가 진행 중임을 시사하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강력하고 회복력이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한국 측 인사들과 개별적으로 관여할 것"이라고 했다.

미 뉴욕주 코넬대학교에 몸담은 학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에 호의적 평가를 내놨다.

토마스 페핀스키 교수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대통령 소속 정당(국민의힘)을 비롯한 국회의원들과 언론, 시민이 신속하고 단호히 반대하고 나선 것이 다행스럽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 민주주의는 아슬아슬한 위기에서 살아남았고 대통령제 정부 형태를 가진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은 이번 사태가 주는 교훈에 유의해야 한다"며 "불법적인 행정권 장악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야당과 여당, 안보 분야, 시민사회가 즉각적이고 단호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코넬대 글로벌 민주주의 센터 소장인 레이첼 비티 리들은 "한국 대통령의 권력 장악 및 계엄 선포 시도는 부유한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 또한 민주주의가 무너질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그 가운데) 민주적 저항은 모두에게 교훈을 줬다"며 "시민들의 시위는 국회를 통해 다른 제도적 견제가 이뤄질 수 있는 용기와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호주에 본사를 둔 대안 언론 '더 컨버세이션'에는 '한국 대통령의 계엄 선포 시도가 무산된 것은 탄탄한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을 쓴 영국 셰필드 대학교의 한국학 수석 강사 사라 손은 "오늘날 한국인의 80%는 민주화 운동이 사회 발전에 기여한 것에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며 "이는 지도자에게 책임을 묻는 국민의 힘에 대한 한국인의 믿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언은 (한국의) 암울했던 시대로 시계를 되돌리려는 노력이었다"며 "다행히 이번 사건에서 민주주의는 한 사람의 훼손 시도보다 회복력이 더 강했다. 대중의 힘이 그것을 지탱하는 힘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제도와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국민을 가진 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종말을 예측하는 사람은 (이번 사태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1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탄핵 추진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국회 경내를 행진하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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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스 채널인 MSNBC는 이번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얽힌 2021년 '1·6 의회 폭동' 사건을 연계하기도 했다.

MSNBC는 계엄 선포와 해제까지 "전 세계 민주주의 지지자들에게 반갑고 흥미진진한 광경이었다"며 "미 민주당과 다른 트럼프 반대파들에게도 교훈을 줬다"고 했다.

이어 "한국이 민주주의 종말을 막는 데 걸린 6시간과 1·6 사태의 여파를 비교해 보라"며 "하원 민주당이 탄핵 조항을 도입하는 일에만 5일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다음에 트럼프가 민주주의 시스템의 경계를 넘게 돼 민주당이 그에게 책임을 묻게 된다면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깊은 분열 속에서도 국민은 신속히 단결해 대통령의 결정을 거부했다. 시민들은 거리에서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였고 한국 언론은 계속해서 비판을 쏟아냈으며 국회는 만장일치로 이를 부결시켰다"고 했다.

FT는 이어 "현재 한국은 민주주의에 대한 충격적인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견뎌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서방 동맹국인 한국은 놀라운 경제적 변화와 정치적 자유화의 모범 사례로 칭송받는다"며 "민주주의의 강인함을 보여준 것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FT는 "윤 대통령의 행동에 대한 국민과 기관의 반응은 한국 민주주의가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번 시련을 계기로 대한민국은 지금의 토대 위에 더욱 견고한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아사히 신문도 사설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높은 회복 탄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사히는 "이번에 주목받은 것은 계엄군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국회로) 달려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 그리고 그것을 지원한 시민의 존재였다"며 "권력의 폭주를 막은 민주주의의 저력을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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