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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국방부 차관 "군 병력 동원 반대…대통령 계엄령 발동 시 동의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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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하 계엄)에 대해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계엄 발동을 위한 문건도 국방부에서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김 차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면서 국회를 '범죄자 소굴'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실제 국회를 그렇다고 생각하냐는 조국혁신당 조국 의원의 질문에 "대통령이 표현한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법리적 측면을 고려하기 전에 이러한 계엄령에 군 병력이 동원되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했고 부정적인 견해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계엄 안건을 누가 작성했냐는 조 의원의 질문에 "작성 주체는 확인 못했다"며 "제가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국방부에서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계엄을 언제 알았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질문에 김 차관은 "언론에 나오는 것을 보고 알았다. 그걸 보고 국방부 복귀해서 지휘통제실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계엄사령관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의 경우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언제 알았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비상계엄에 대해) 담화하는 것을 보고, 전군 지휘관회의를 보고 인지했다"고 말했다.

본인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다는 것을 언제 연락 받았냐는 질문에 박 참모총장은 "전화로 하지 않았고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에서 장관이 말했다"고 답했다.

박 참모총장은 본인 명의로 계엄 당일 23시 이후 공포됐던 1호 포고령에 대해 자신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 포고령에 동의했냐는 조 의원의 질문에 "동의할 수 없는 전문 수준이라서 장관에게 이것은 법무검토 해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는데, 장관은 검토 완료된 상황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포고령 받고 내용을 보고 당시 저와 4명 정도 같이 있었는데, 장관이 법적으로 검토 됐다는데 다시 한 번 보자고 해서 같이 읽었다. 그런데 그분들도 계엄 상황(에 대해 지식이) 좀 약해서 '어떡하냐 어떡하냐' 하면서 시간이 좀 지났다"며 "그리고 다시 전화 연락이 와서 (제가) 뛰어 올라가서 (포고령에) 시간이 22시로 돼 있었는데 이미 22시가 지났기 때문에 시간을 23시로 수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국회에 707 특임대와 공수부대 등이 투입한 데 대해 박 총장이 계엄사령관으로서 명령을 한 것이냐는 조 의원의 질문에 박 총장은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차관은 "병력 투입 지시는 장관이 했다"고 밝혔다.

과천에 위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군을 투입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박 총장은 알지 못하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국회 경내에 난입한 계엄군에게 실탄 지급을 한 것은 알고 있었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문에 박 참모총장은 "(군) 투입을 몰랐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후 김 차관은 "특전사령관에게 확인했고 실탄 지급은 없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 참모총장은 국회 경내에 부대가 투입되는 것에 대해 언론 및 화상 화면을 통해 알게됐다면서, 아무런 지시를 하지 않은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국회 경내에 진입한 군 인원에 대해 누가 철수 명령을 내렸냐는 질문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참모총장은 국회에 병력이 난입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점은 알고 있었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질문에 "그 부분은 위법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국회가 계엄군의 목표라는 것을 알고 있었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질문에 박 참모총장은 "몰랐다. 화상에 나오는 것을 보고(알았다)"고 답했다. 이를 모르는데 어떻게 명령을 하달하냐는 추 의원의 질문에 박 참모총장은 "명령을 내릴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김용현 전 장관을 비롯해 당장 관련자들을 체포해서 수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병주 의원의 지적에 "계엄사가 구성되고 일련에 진행됐던 데 대해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거기에 맞는 적법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과 박 참모총장은 현재 한국의 상황이 헌법 제77조에 명시된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보냐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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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에 출석한 김선호(오른쪽) 국방부 차관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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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여당에서도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저도 뉴스를 보고 제 귀를 의심했고 믿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우리 군은 지난 반세기동안 군의 정치적 참여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1993년 김영삼 정부 때는 12.12와 5.18에 대한 역사의 단죄가 있었고 그 뒤에도 많은 젊은 군인들이 선배들 과오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며 "그런데 반 세기만에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국민들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 아울러 자리에 안계시지만 계엄령을 주장하셨던 야당 의원들에게도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국민들께 일련의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 개인적 입장에서 저도 참담하고 슬프고 괴롭다. 국방 차관의 직책에서 일련의 행동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행동을 미연에 확인하지 못했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막지 못했다. 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추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군인들이 국민들의 인권과 권리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때는 절대적인 신중함이 필요하다. 반드시 법에 의해 이뤄져야 하고 그에 근거해 행동해야 한다"며 "국민들께 죄송하고 (국회에) 투입된 장병에게도 미안하다. 투입된 장병들에게는 책임 물을 수 없다. 결심 및 수행과정에서 진실이 규명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 육군본부는 계엄이라는 것에 대해 아예 보지도 않고 생각도 하지 않은 것이냐는 질문에 박 참모총장은 "그런(계엄) 상상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방위원회에서는 계엄 선포 국면에서 배제됐던 합참의장, 계엄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특수전사령관과 방첩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출석하지 않았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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