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ㆍ전 한국항공대 교수
러시아발사체 도입說 등 의견 분분
기술적 한계로 재추진 시간 걸릴듯
북한은 2023년 11월에 천리마-1 위성발사체를 이용하여 만리경-1호 위성을 성공적으로 임무궤도에 올렸다. 이후 2024년 내로 정찰위성 3기를 추가로 발사하여 군집위성으로 운용하겠다고 공언하였다, 하지만 1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추가로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갑자기 성능이 기존의 천리마-1 발사체보다 우수한 새로운 추진제 조합(등유 연료 및 액체산소 산화제)의 신형 위성발사체를 이용하여 만리경-1-1호 위성체 발사를 시도했다. 그러나 1단 엔진의 오류로 공중폭발하며 발사에 실패하였다.
상식적으로는 작년 발사에 성공했던 천리마-1 발사체를 이용해 목표로 한 3기의 추가 위성을 발사하는 게 순리였다. 천리마-1 발사체는 성능은 낮지만 기존의 다수 장거리미사일에서 검증된 백두산엔진을 사용해 개발됐다. 그런데 북한은 왜 천리마-1 발사체를 사용하지 않고 신형발사체를 뜬금없이 급작스럽게 발사했을까?
올해 추가 정찰위성 3기를 발사·운용함으로써 재방문 주기를 단축하여 한국군과 미군의 군사시설 및 군사 활동을 빈틈없이 감시하겠다는 목표를 미루면서까지 북한은 아직까지 후속위성을 발사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정권은 미사일과 같은 무기체계 개발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예외 없이 대중과의 약속을 지켜왔는데 정찰위성 발사 목표에서만큼은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첫 번째는 기존의 천리마-1 위성발사체가 2023년 11월 발사에서 만리경-1호 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지만, 알 수 없는 기술적 한계로 발사체의 계속적 사용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신형발사체로의 대체가 필요했을 가능성이다.
두 번째는 추가로 발사되는 만리경-1-1호 후속위성의 성능 증진을 위한 재설계를 통해 무게가 상당히 증가되어 기존의 천리마-1 발사체로는 원하는 궤도로 올리기 어려워 추진제 업그레이드를 통한 신형발사체로의 개조 개발이 필요했을 개연성이다.
세 번째는 향후 북한이 위성임무에 대한 다양한 국가적 수요를 고려하여 성능을 개량한 신형발사체의 도입이 필요했고, 러시아와의 우주협력을 계기로 러시아의 기존 위성발사체를 통째로 제공받아 발사했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에 북한이 지난 5월 신형발사체 발사 시에 국제해사기구에 통보했던 1단과 2단 추진체 및 페어링의 낙하예상 구역을 작년에 발사했던 천리마-1 발사체와 동일하게 제공한 것도 의문이다.
네 번째는 발사체 문제는 해결했지만 만리경-1호 위성의 운용을 통해 위성체에 기술적 문제가 발견되어 수정을 하거나, 또는 촬영된 영상 성능과 품질이 너무 낮아 군사적 효용성이 없을 경우다. 이 경우 위성체에 대한 근본적인 설계 변경이 요구되어 재설계 및 재제작을 수행하여 발사가 지연되는 상황을 추정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세 번째 및 네 번째 원인이 가장 가능성 있는 추정으로 보인다. 아마도 북한의 독자개발 발사체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3~4개월 내로 수정 및 보완하여 발사를 재개했겠지만, 러시아 발사체 기술과 연관되어 있거나 러시아가 제공한 발사체라면 러시아의 발사체 개발지연 사례를 고려할 때 이러한 신속한 발사 재개는 가능하지 않을 듯하다. 또한 만리경-1호 위성 영상의 성능 및 품질이 예상보다 너무 낮을 경우에도 근본적인 설계 변경이나 재제작이 필요하여 상당한 기간이 요구될 수 있다.
어쨌든 북한의 폐쇄적 특성으로 인해 군사정찰위성의 추가 발사지연에 대한 정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어떤 이유가 정확한 원인인지 확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만일 러·북 우주협력을 통해 갑작스럽게 러시아의 우주발사체를 직도입하여 발사했다면, 앞으로도 후속 정찰위성의 발사 재개 일정은 북한의 의도대로 되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어 보인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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