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날 61주년을 맞아 지난달 29일 서울 코엑스광장에서 무역아카데미 학생들이 올해 슬로건인 '함께 이룬 무역강국,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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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하며 '수출의 날'을 제정한 지 61년이 흘렀다. 한국 무역은 1988년 1000억달러, 2011년 1조달러를 달성하며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다. 한국은 올해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수출은 사상 최대 규모인 68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수출을 주도했다. 반도체 수출은 10월까지 115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7.2%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자동차 수출실적은 591억달러에 달했다. 화장품(84억달러), 반도체장비(71억달러), 전력용기기(59억달러) 등도 올해 사상 최대 수출을 견인했다.
대미 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대중 수출도 2년 만에 반등했다. 대미 수출은 1~10월 기준 1055억달러를 기록하며 8년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대중 수출은 지난 2년간 감소했으나, 올해는 플러스로 반전했다. 10월까지 대중 수출액은 11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정보통신(IT)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아세안과 남미에서도 수출이 늘었다. 지난해 대비 증가율은 아세안 5.2%, 남미공동시장은 18.4%다.
수출 대상국은 61년 전에 비해 6배 넘게 증가했다. 1964년 수출국은 41개국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200여 개국이다. 올해 무역수지는 흑자로, 역대 여섯 번째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협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무역수지 흑자는 395억달러로 집계됐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수출은 주요국 대비 빠르게 증가해 9월 기준 세계 수출국 6위(지난해 8위)에 다시 올라선 상황"이라며 "수출 호조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의 수출 순위는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에 이은 6위다. 9월 기준 중국과 미국을 제외한 수출 상위권 국가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한국은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특히 일본과 격차는 지난해 850억달러에서 올해 118억달러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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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올해보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협에 따르면 내년 무역수지는 430억달러 흑자가 기대된다. 예상 수출은 올해 대비 1.8% 증가한 6970억달러, 수입은 2.5% 증가한 6540억달러다. 이를 달성하면 2년 연속 역대 최대 수출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무협은 내년도 수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품목으로 반도체(+2.2%), 무선통신기기(+9.6%), 선박(+9.4%) 등을 꼽았다. 특히 반도체는 메모리 단가 회복 가능성과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트너에 따르면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7167억달러로 예측된다. 올해 대비 13.8% 증가한 규모다.
반면 지난 3년간 매년 수출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자동차(-1.9%)는 역기저 효과, 해외 생산 확대 등으로 내년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가 하락세에 따라 석유제품(-7.9%), 석유화학(-0.5%) 수출도 줄어들 전망이다. 윤 회장은 "내년도 우리 수출은 주요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하와 반도체 등 주력 IT 품목을 중심으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미국 중심 보호무역·자국우선주의 확산은 세계 교역을 위축시킬 수 있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한편 우리 기업들의 고부가가치 전환, 수출 다변화 등을 위해 민관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제61회를 맞는 무역의날 기념식은 한국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기업과 기업인들의 공로를 기리는 자리다.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함께 이룬 무역강국, 도약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번 기념식은 수출의 탑 포상 수상자와 정부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다. 이날 수출의 탑과 각종 훈장·포상 수상이 예정됐다. 올해 정부 포상 수상자는 금탑산업훈장 5인(이상락 SK하이닉스 부사장, 윤승규 기아 부사장, 정순원 화신볼트산업 대표, 조기준 신창에프에이 대표, 아브라함 운가르 레이쉬핑그룹 회장)을 포함해 모두 677명에 이른다. 정부포상 227명, 장관표창 370명, 협회장표창 80명이다. 또 1545개 수출 기업에 수출 액수에 따른 수출의 탑을 시상한다.
수출의 탑 1·2위는 각각 기아(250억달러)와 포스코퓨처엠(20억달러)이다. 수출의 탑 1억달러 이상 55개 업체 중 덕양산업과 씨아이에스 등 17개 회사가 자동차와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다. 삼양식품, 실리콘투, 에이피알 등 푸드·뷰티·미용은 1억달러 이상 수출기업이 지난해 5곳에서 올해 12개사로 늘었다. 올해 전체 수출의 탑 93%는 중소기업이며, 처음 수상하는 회사는 766곳이다.
수출의 탑은 1억달러, 10억달러 등 수출의 탑 선정 기준을 뛰어넘는 기업에 주는 상이다. 수출의 탑을 이미 받은 기업은 수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1964년 수출 1억달러를 기념하기 위해 '제1회 수출의 날'을 제정했다. '수출의 날'은 수출과 수입의 균형된 발전을 위해 1990년부터 '무역의 날'로 명칭이 변경됐다. 2011년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달러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기존 11월 30일을 2012년부터 무역 1조달러 달성일인 12월 5일로 변경했다.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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