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5 (수)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외신 “비상계엄 ‘추악한 사건’···한국 민주주의 평판 훼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 시험대에…상처이자 불명예”

군사독재 등 역사적 맥락 다루며 분석

BBC “미 1·6 의사당 폭동보다 더한 타격”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힌 긴급담화가 텔레비전에서 방송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제히 보도한 외신들은 3일(현지시간) 이번 사태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초래한 권위주의로의 후퇴 위협을 한국이 이겨냈다면서도, 한국의 민주주의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이번 사태를 “추악한 사건”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성급하고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고, 한국 민주주의의 힘을 시험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물러나고 헌법적 과정을 거쳐 교체된다면 한국의 시스템은 엄청나게 불안한 시험을 견뎌내겠지만, 그가 이처럼 극단적 조처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더 깊은 불안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외신들은 또 이번 계엄령 선포가 1987년 한국에 민주주의가 도입된 이래 처음이란 점에 주목해 역사적 맥락에서 의미 등을 분석했다. 미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1987년 군사독재 정권이 막을 내린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한국은 이후로도 계엄령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되풀이됐다”며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국면 당시 기무사령부가 계엄 선포 계획을 세운 일도 한국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과거 군 지도자들의 경제적 업적을 칭찬해온 윤 대통령은 권위주의를 되살리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에 대한 국회의 해제 결의안을 수용하고 계엄을 해제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뻔뻔스럽고 위헌적일 가능성이 큰 전복 시도”를 이겨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WP는 “(비상계엄 선언은) 과거 어두웠던 시대로 시간을 되돌리려는 시도였으나, 한국은 이를 견뎌냈다. 민주주의는 온전할 뿐 아니라 강화됐다”며 “한 사람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시도보다 민주주의의 회복력이 더 강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한국의 민주주의에 큰 타격을 줬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활기차고 확고한 민주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불명예스러운 목록에 올랐다”며 “비상계엄 선포는 몇 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수십 년간 깊이 자리 잡은 민주주의가 이룬 성공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번 사태를 두고 “한국 민주주의에 입힌 상처의 대가는 너무나도 크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BBC는 “이번 사태가 (2021년) 미국에서 벌어진 1·6 의사당 난입 사태보다 더 (심한 수준으로) 민주주의 국가로서 한국의 평판을 훼손할 수 있다”며 “수십년 만에 민주사회에 대한 가장 큰 도전으로 보인다”고 했다. 피치 그룹이 운영하는 시장조사기관 BMI 리서치는 이번 일이 “한국의 민주주의 자격에 대한 국내적, 어쩌면 국제적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한국 신용등급에 대한 피치의 논평은 아니지만, 밤사이 일어난 일이 한국의 국가적 평가에 그늘을 드리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명태균 게이트’ 그들의 은밀한 거래, 은밀한 관계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