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기' 통한 공동체 문화에 주목
23번째 등재...2026년엔 한지 제작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 카몰 무카타로브로 부의장이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선언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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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을 발효해 된장과 간장 등을 만드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국의 무형문화유산으로는 23번째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를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장 담그기 문화는 한국 음식의 기본양념인 장을 만들고, 관리·이용하는 과정의 지식과 신념, 풍습 등 전반적 과정을 아우른다. 위원회는 심사과정에서 장 담그기가 지닌 공동체 문화에 주목했다. 위원회는 "장은 가족의 정체성을 반영하며 가족 구성원 간의 연대를 촉진한다"며 "장 담그기 행위가 관련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을 조성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대표 발효 식품인 장은 발효나 숙성 방식, 용도에 따라 된장, 간장, 고추장 등으로 나뉜다. 장 담그기 문화는 다양한 종류의 장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준비하고 제작하는 전 과정을 포함한다. 장 담그기가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되면서 한국은 모두 23개 종목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한국의 탈춤'(2022)이 22번째로 지정됐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장 담그기는 가족 내에서 전승돼온 집안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으며, 한국인의 일상 문화에 뿌리를 이룬 유산"이라며 "그동안 한국인의 음식 문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음에도 보편적 일상 음식이라는 인식 때문에 가치가 소홀히 여겨졌는데 우리 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소중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네스코는 문화 다양성의 원천인 무형유산의 중요성을 알리고 보호하기 위해 인류무형문화유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2026년에는 '한지 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 등재에 도전할 계획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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