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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4선 도전' 정몽규, 제 1공약 "축협 집행부 쇄신"이라며...방안은 당선 후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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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55대 축구협회장 후보 등록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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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축구협회장이 '축구협회 신뢰 회복'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당선 후 발표하겠다"고 밝혀 고개를 갸웃하게 하고 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중로구 축구회관에서 '제55대 축구협회장 후보 등록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12가지 선거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국민 소통을 확대해 축구협회 신뢰를 회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며, 축구 산업 발전 및 축구저변 확대하겠다는 4대 목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이날 밝힌 공약 중 첫 번째로 내세운 건 '축구협회 집행부 인적 쇄신 및 선거인단 확대 통한 지배구조 혁신'이다. 그러나 그는 이날 '어떤 방식으로 집행부 인적 쇄신을 할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선 후에 발표하겠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현재 축구협회는 승부조작 관련 축구인 기습 사면 논란 및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 등으로 신뢰가 추락한 상황이다. 정 회장 역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요구됐고,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수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직무태만'의 판단을 받았다.

정 회장은 집행부 쇄신을 제 1 공약으로 내세워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정작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하지 않아 물음표만 그리게 했다. 지난 19일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 때와 다른 부분이 없어, 두 차례의 기자회견이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정 회장은 이런 식의 공약 발표를 이어갔다. '2031 아시안컵, 2035 여자월드컵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설명하지 못했다. 정 회장은 '아시안컵 유치전에서 완패한지 얼마 안 됐는데, 이번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어떻게 유치 가능성을 높일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다. 정 회장은 "한국, 중국, 일본이 대상일 수 있고, 인도네시아도 관심을 표명했지만, 한국이 가장 좋은 후보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중국은 (코로나 19로 인해 2023년 대회 개최권 반납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조금만 지원한다면 한국 개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AFC의 지원을 어떻게 받을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들을 수 없었다.

아울러 '우수 선수 해외진출을 위한 유럽 진출 센터 설치' 공약도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정 회장은 '유럽 진출 센터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포르투갈이나 독일 구단과 협력하는 등 여러가지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포르투갈, 독일로 나눠 남부와 북부 나눠서 운영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인 건 더 계획해 보겠다"고만 했다. 공약으로 내세웠지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하지 않은 게 드러났다.

한편 정 회장이 내건 12가지 공약은 이렇다. ▲집행부 인적 쇄신 및 선거인단 확대를 통한 지배구조 혁신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 ▲남녀 대표팀 FIFA 랭킹 10위권 진입 ▲2031 아시안컵 및 2035 여자월드컵 유치 ▲K리그 운영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규정 준수 및 협력 관계 구축 ▲시도협회 지역 축구대회 활성화 및 공동 마케팅 통한 수익 증대 ▲국제심판 양성 및 심판 수당 현실화 ▲우수선수 해외 진출을 위한 유럽 진출 센터 설치 및 트라이아웃 개최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한 프로·아마추어 통합 FA컵 개최 ▲유소년·동호인 축구 저변확대 및 지도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 지원 ▲축구인 권리 강화 및 일자리 창출 ▲축구 현장과의 소통강화 및 인재 발탁 등이다.

이번 선거 후보 등록은 27일까지인 가운데 정 회장 이외에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과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 선거는 내년 1월 8일에 진행된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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