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대부분 “왜 계엄 선포한 지 모르겠다”
광화문‧국회 집회선 ‘윤석열 탄핵’ 주장 나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현장 상황. 경찰 인력이 배치된 점을 제외하고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계엄령이 해제된 4일 오전, 서울 시내 대부분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도 평범한 출근길에 나섰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의구심을 지우지는 못했다.
이날 오전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전날 있던 계엄 사태를 두고 ‘명분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30대 직장인 안효준 씨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조차 어려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가 무엇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비상계엄으로 항공 운항이 차질을 빚게 돼 사업에 타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시민도 있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의류업을 하는 30대 가기현 씨는 “중국 상인들이 ‘큰 손’ 역할을 해야 하는데 비상계엄으로 중국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 장사가 어려워질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져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경찰 인력이 대통령실 인근 곳곳에 배치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통행 사유를 묻거나 대통령실 방향 진입을 막기는 했으나 집회나 물리적인 충돌은 전혀 없었다.
대통령실 인근 상인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통령실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는 “전날 밤에 일찍 잠들어서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일어나서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랐다”며 “그래도 출근길에 평상시처럼 특별한 일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왔다”고 말했다.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60대 시민은 “개인적으로 10‧26 사태도 경험해봤는데, 그때와 달리 공수부대가 들어오는 등 위협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윤 대통령이 야당을 겁주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4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광화문광장에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전국민중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서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 비상행동'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다.
집회 인근을 지나다니는 시민들도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30대 이민지 씨는 “밤 10시가 넘어서 기습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한 대통령에게 민생을 위하는 자세가 있는지 의심된다”며 “점점 팍팍해지는 민생을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이런 터무니없는 일을 벌인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날 군과 시민‧국회 관계자 등의 대치가 발생했던 국회 앞에는 시민들이 모여 윤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정문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경찰이 통제하는 대신 보도 위에서 집회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인근에서 시민들이 집회를 연 모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SNS를 통해 시민의 일상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은 이날 인도‧말레이시아로 출장이 예정돼 있었으나 비상계엄으로 인해 예정된 출장을 취소했다.
오 시장은 SNS에 ‘시민 여러분의 안정적 일상, 서울시가 책임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서울시의 교통, 치안, 소방, 공공의료 등 시민의 일상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모든 시 행정서비스는 정상 가동되고 있으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무질서한 상황에 대해서는 경찰과 긴밀하게 협조해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 역시 계엄 사태 관련 입장문을 내고 "일체의 흔들림 없이 오직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투데이/이민재 기자 (2mj@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