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후폭풍'에 출렁이는 국내 증시…시총 상위권 줄줄이 하락

코스피 2% 가까이 하락…강한 외국인 매도세

오리엔트정공 등 이재명 테마주 '급등'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국회 의결로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

아시아투데이 남미경 기자 =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에 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 가까이 하락하며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8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23포인트(1.85%) 하락한 2453.59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49.34포인트(1.97%) 하락한 2450.76으로 출발하며 2500선을 단숨에 내줬다. 다만 개인과 기관 매수세에 이내 낙폭을 줄여 2460선 안팎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365억원 순매도 중이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440억원, 2734억원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14.70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5.2원 오른 1418.1원으로 출발한 이후 1406.2원까지 낙폭을 줄였으나, 다시 1410원 위로 올라서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증시 약세와 환율 변동성은 간밤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로 정세 불안 등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시장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책을 긴급히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면서 시장에 큰 충격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회의를 열고 "시장 변동성이 언제든 커질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을 제외하고 줄줄이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0.93%), SK하이닉스(-0.18%), LG에너지솔루션(-2.77%), 삼성바이오로직스(-1.14%) 등이 동반 하락하고 있고, KB금융(-5.63%), 신한지주(-5.14%), 메리츠금융지주(-3.02%) 등 최근 강세를 보였던 금융주도 내리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6.08포인트(2.33%) 내린 674.72이다. 코스닥은 13.21포인트(1.91%) 내린 677.59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국내 증시 약세 속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주들은 급등하고 있다.

대표적인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오리엔트정공은 전 거래일(1131원) 대비 29.97%(339원) 오른 147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이재명 대표는 오리엔트정공 계열사인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과거 이 곳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밖에 수산아이앤티(29.99%), 에이텍(29.99%), 에이텍모빌리티(29.95%), 이스타코(29.88%) 등 다른 이재명 테마주도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또한 같은 테마주로 엮이는 오리엔트바이오(27.00%), 프리엠스(17.07%), 비비안(6.02%) 등도 급등 중이다.

반면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핵심 육성 사업이었던 원전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61% 하락한 1만95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도 비에이치아이가 전장 대비 19.36% 하락하고 있으며, 우진엔텍과 한전기술 역시 각각 13.14%, 12.26% 급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변동성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 계엄령 선포 이슈가 빠르게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밤사이 한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이슈가 한국 주식 시장의 펀더멘털 변화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가 급락 시 매수 대응도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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