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 증원 고수하던 대통령 부재 상태” 주장도
의료계는 계엄령이 해제되기 직전까지는 포고령의 적용 범위 등을 놓고 의견을 내놓으면 혼란스러운 밤을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건물에 불이 켜져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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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들 대부분은 정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올해 2월20일 병원을 일제히 떠난 상태이고, 주요 병원들은 이들에 대한 사직서를 6월 이후 수리했다. 사직한 전공의 절반은 현재 여러 의료기관에 일반의 등으로 취업해 근무하고 있다. 이에 사직한 전공의들은 자신이 복귀 대상인지 등을 두고 큰 혼란을 겪었다. 의사 커뮤니티에서도 “지금 다른 병원에서 일하는데 원래 수련병원으로 가라는 건지 모르겠다”거나 “계엄령을 따라야하는 것인지부터 혼란스럽다”는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고 한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에 “사직한 의료인은 과거의 직장과의 계약이 종료되었으므로 ‘파업 중이거나 현장을 이탈’한 것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해당 항목과는 무관하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계엄 선포로 인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료인은 환자들의 건강을 지키고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인의 권리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장 선거전에 돌입한 대한의사협회(의협)도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언급된 파업 중인 의료인과 관련, 현재로선 사직 전공의로서 파업 중인 인원은 없다는 것을 계엄사령부에 밝힌다”며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은 각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으니 절대 피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강조했다.
의협 회장 후보인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25년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국민을 처단한다? 처단당해야 할 것은 이런 말을 하는 자”라고 비판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반민주적 행태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한 번 참담함을 느낀다”며 “제가 돌아갈 곳은 없습니다. 이번 비상 계엄으로 인해 무고한 국민들이 다칠 경우, 의사로서 언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 국민들을 치료할 것입니다. 독재는 그만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의료계에서는 6시간여만에 비상계엄이 해제되자 ‘의대 증원 2000명을 고수하던 윤 대통령의 계엄 시도가 무산되면서 이미 대통령 부재 상태’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다른 의협 회장 후보인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울고 싶은데 차마 혼자 울지는 못해서 뺨 때려달라고 애걸 복걸한 꼴”이라며 “오늘부로 레임덕은 데드덕이 됐다. 의료농단의 유일한 해법은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 중단”이라고 적었다.
의사 커뮤니티 등에서는 ‘2025년 의대 수시 미충원 인원에 대한 정시 추가 모집 중단 등을 통해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거나 ‘대통령실을 제외하고 야당이 주도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다시 만들어 2026년 정원 동결 등을 재논의해야 한다’, ‘전공의 복귀와 추가 모집 등을 통해 의료를 정상화하자’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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