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60%넘는 '살인금리' 원금·이자 무효…대부업법 개정안 여야 합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개정안, 착취 또는 폭행·협박 있어도 '계약 무효' 명시

대부중개업자 자기자본요건, 오프라인 3000만원·온라인 1억원 신설

미등록 불법사금융에 대한 처벌도 강화

대부업체가 연이율 60% 이상의 초고금리를 요구하면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개정안은 또한 채권추심 과정에서 성착취 또는 폭행·협박이 있어도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여야의 이견이 없는 만큼 본회의를 거쳐 무난히 시행될 전망이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일 금융당국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일 3차 법안소위와 전체 회의를 열고 대부업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러 차례 법안소위를 통해 과잉입법 여부 등 쟁점을 해소한 이후 바로 전체회의를 열어 일사천리로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마쳤다. 그간 정무위 소속 한정애, 서영교, 조정식, 민병덕, 천준호, 김현정, 강민국 등 여야 의원은 15개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기존 대부업법에 대한 개정 의지를 보여왔다.

합의된 개정안에 따르면 대부업체가 반사회적 계약을 체결할 경우 대부계약의 효력이 제한돼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추심 과정에서 성착취, 인신매매, 신체상해, 폭행·협박 등이 있을 경우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이다. 또한 현행 법정이율 상한인 연 20%의 3배인 연이율 60%를 초과하는 대부계약도 원금과 이자를 모두 무효로 하도록 하는 근거를 담았다.

앞서 여야는 지난 2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반사회적 이자율’을 두고 20%, 60%, 80% 100% 중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다음날인 전날 오전 소위에선 대부업체가 제시하는 이자율이 60% 이상 범위에서 추후 시행령으로 정해지는 값에 해당한다면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되도록 합의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정부는 금리가 60% 이상인 경우도 반사회적 계약으로 볼 수 있도록 해외 사례 등을 반영해 추후 시행령으로 반사회적 이자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무위는 불법인 미등록대부업자와의 계약과 관련한 이자 약정 전체를 무효로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또한 미등록 대부업자의 명칭을 ‘불법 사금융업자’로 변경하기로 했다. 금융소비자들이 정식 대부업체와 현행법에 벗어난 불법 업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부업 등록 자기자본 요건도 강화했다. 개정안은 대부업 등록을 위해 자기자본 요건을 개인의 경우 1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법인을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 대부중개업자의 자기자본 요건도 현행 1000만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또한 대부중개업자의 자기자본 요건을 신설해 3000만원 이상의 자기자본금을 기준으로 정했다.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처벌 수위도 높였다. 미등록 불법사금융에 대한 처벌은 현행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5000만원에서 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5억원 이하로 강화했다. 최고금리 위반도 현행 징역 3년 또는 벌금 3000만원에서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2억원으로 상향했다.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12월 정기국회 본회의가 오는 10일에 예정된 만큼 늦어도 올해 안에 법안이 처리될 전망이다. 시행 시점은 공포 후 6개월이 넘지 않는 범위 이내이며, 자기자본 요건은 2년의 경과 조치 기간을 두도록 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었으나 이자율 기준, 과잉입법 여부 등 몇 가지 쟁점 탓에 여러 차례 소위를 열고 논의를 이어왔다"면서 "정부가 제출안 개정안과 접점을 찾아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