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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트럼프 잡을 동아줄…머스크 향한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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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위치한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의 여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빨간색 ‘MAGA 모자’를 쓰고 일론 머스크 CEO와 참관하러 가고 있다. (브라운스빌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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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퍼스트 버디'(first buddy·대통령의 단짝)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 정상을 비롯해 기업 CEO 등이 머스크와 개별 접촉해 미국과의 외교·안보·경제 등 다양한 이슈를 해결하려고 골몰하는 분위기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보리스 존슨, 토니 블레어 등 전 영국 총리들이 다수의 라인을 총동원해 머스크와 직접 만나고 통화하는 등 친분을 쌓고 있다. 머스크가 진보 성향의 노동당 정부 출범 이후 영국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자 거물급 정치인들이 다급히 움직였다는 것이다.

실제 머스크는 "소아성애자를 석방하는 영국에 아무도 가지 말라", "영국의 유산세는 스탈린식 정책" "영국은 경찰국가" 등 최근 수개월째 영국에 대해 적대적인 견해를 반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머스크와의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부족해 관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자 전 총리들이 중재에 나선 모양새다.

머스크가 최근 유엔 주재 이란 대사와 비공개 회동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대선 다음날인 지난달 6일 트럼프 당선인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할 때 머스크가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머스크에게 중재자 역할을 기대하는 눈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테슬라 덕분에 중국 친환경차 업체들이 변화를 수용할 수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인민일보가 특정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획 기사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머스크가 중국과 미국 간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해달라는 의중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와 만나려는 기업들도 줄을 섰다. 미국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중국 숏폼(짧은 영상) 앱 '틱톡'의 추쇼우즈 CEO가 수주에 걸쳐 트럼프에 접촉을 시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전담 로비스트들이 머스크 지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그와 접촉할 수 있냐'는 내용의 문자 폭탄을 보낸다고 전하기도 했다.

머스크와 다양한 문제로 대립각을 세워온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은 머스크의 공격을 받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머스크는 이미 "비영리단체로 출발한 오픈AI의 영리 전환을 중단해야 한다"고 저격한 상태다. 올트먼 CEO는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몸을 낮췄다.

JP모간은 신주인수권 계약과 관련해 1억6200만달러(약 2272억원) 지급을 요구하며 테슬라와 벌였던 3년간의 소송을 자진 취하하며 "이번 합의로 향후 협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지명돼 사실상 정부 관료가 된 머스크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루이스 전략기술프로그램 담당 국장은 "머스크가 글로벌 인플루언서가 된 것은 엑스 사용자를 늘리는 것보다 큰 목적이 있었다"며 "대부분의 CEO는 정치 행보를 피하지만 머스크가 하는 모든 일엔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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