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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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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로 끝난 150분짜리 계엄… 尹대통령 리더십에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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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선포, 절차 지켰나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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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10시 20분쯤 ‘대국민 특별 담화’를 통해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발표하고 밤 11시부로 전국에 비상계엄 포고령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회는 포고령이 효과 개시를 선언한 지 2시간 만인 4일 새벽 1시 본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 190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헌법과 계엄법에 따르면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151명)가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이날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국무회의를 거쳤는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더구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압도적 과반 의석(192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계엄 선포 150분 만에 해제해야 할 비상계엄을 무리하게 왜 선포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적법 절차를 거쳤는지 좀 더 따져봐야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자충수”란 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긴급 특별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발표했다. 하지만 헌법 등에서 규정한 법적 절차 관점에서 계엄령이 선포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에서 규정한 국무회의 심의 등 계엄 선포를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계엄법 제2조 2항에선 비상계엄은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적과 교전(交戰)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攪亂)되어 행정 및 사법(司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선포한다. 헌법 89조와 계엄법 2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자 할 때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계엄 선포안을 심의하기 위한 국무회의는 사전에 열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혀, 국무회의가 열렸는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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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인성


계엄법 3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때에는 “그 이유, 종류, 시행 일시, 시행 지역 및 계엄 사령관을 공고”해야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3일 밤 담화에서 자유 헌정 질서 수호 등의 이유를 들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을 뿐이다. 계엄 이유와 종류(비상계엄)를 밝힌 것이라고 보더라도, 구체적인 시행 일시와 지역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엄 사령관은 윤 대통령 담화 때는 공고되지 않았고 추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계엄 사령관’ 명의로 ‘계엄사령부 포고령’을 냈다.

계엄법 5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현역 장성 중에서 국방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계엄 사령관으로 임명해야 한다. 그러나 계엄령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계엄 사령관 임명을 위한 국무회의 심의도 없었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 77조와 계엄법 4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을 때는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계엄 선포가 통고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헌법 77조는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계엄 직후 한때 국회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막았다. 추후 국회의 계엄 해제와 관련한 의결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국회는 이날 비상계엄 포고령 1호가 선포된 지 2시간 만인 4일 새벽 1시 본회의에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통령은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처리 후 국회에 배치됐던 계엄군은 철수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감사원장과 검사 탄핵 등을 밀어붙이는 거대 야당에 맞서 계엄 선포로 위력 시범을 보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대통령 탄핵 요구가 거세지는 등 정치적 파문이 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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