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바다거북 잡아먹은 주민들 최후… 3명 숨지고 30여명 입원

식중독에 걸린 주민들이 먹고 남긴 바다거북의 일부분. /BBC 보도화면

필리핀 한 마을 주민들이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을 잡아먹었다가 식중독에 걸려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3일(현지시각) BBC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마긴다나오델노르테주(州) 한 어촌 주민들이 바다거북을 요리해 먹은 뒤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복통·구토·경련 등을 호소한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 중 3명은 끝내 사망했다. 현재도 32명이 치료받고 있다.

원주민 테두레이 부족 소속인 이 주민들은 한 어민이 잡아 온 바다거북을 식초와 간장으로 양념한 뒤 ‘아도보’(Adobo)라는 요리로 만들어 나눠 먹었다고 한다. 아도보는 필리핀 서민들이 즐기는 대표 가정식 중 하나로 보통 돼지고기나 닭고기에 채소를 섞고 각종 조미료로 간을 해 볶아 먹는다.

당국은 주민들로부터 등딱지 등 바다거북의 남은 부분을 넘겨받아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돼 있으며 대다수 국가에서 붙잡거나 죽이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필리핀에서도 불법이지만 일부 지역에선 전통 별미로 여겨져 사냥·식용되고 있다.

그러나 바다거북은 ‘켈로니톡시즘’(chelonitoxism)이라는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어 섭취하기엔 매우 위험하다. 해독제가 없어 이로 인한 사망자도 주기적으로 나온다. 지난 3월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잔지바르 자치령 내 펨바섬에서 바다거북 고기를 먹은 주민 9명이 숨지고 78명이 입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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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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