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성핵종 분리 시스템인 ‘오픈프랩 센서 이벤트로 작동하는 개방 칼럼 크로마토그래피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원자력연 연구진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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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로봇과 센서를 활용해 방사성폐기물에서 방사성핵종을 분리하는 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은 이종광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오픈프랩 센서 이벤트로 작동하는 개방 칼럼 크로마토그래피 시스템'이라 불리는 방사성핵종 분리 장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에 지난달 11일 온라인 게재됐다.
방사성폐기물에서 방사성핵종을 분석하려면 먼저 핵종을 폐기물에서 분리한 후 계측해야 한다. 이때 핵종 분리는 일반적으로 방사성폐기물을 녹인 시료에 특정 핵종과 반응하는 시약을 투입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시약 투입 방법은 중력을 이용해 분리 용기에 시약을 투입하는 수동방식과 펌프를 활용한 자동 방식으로 나뉜다. 두 방법에는 각각의 단점이 있는데, 먼저 수동 방식은 중력에 의지하기 때문에 시약이 떨어지는 속도를 조절하기 어렵다. 자동 방식은 펌프와 밸브, 밸브와 연결된 여러 개의 튜브 등 구성 요소가 복잡한데다 사전에 정한 시간에 따라 밸브를 조절해야 한다. 밸브와 튜브에 방사성 시료가 남아있지 않도록 매번 세척해야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분리 장치는 자동 방식을 사용하되, 방사성 시료와 접촉하지 않는 액체용 로봇을 투입한다. 시약 반응으로 분리된 시료는 다음 계측 과정을 위해 한군데로 모인다. 밸브 장치를 없애고 튜브 수도 줄여 간소화했다.
또 핵종 분리 용기에 비접촉 센서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센서는 시약이 모두 투입됐음을 감지해 분리 용기 내부의 흡착제에 핵종이 흡착되거나 분리되는 과정이 끝났음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시간에 맞춰 직접 밸브를 조절해야 했던 단점을 해결한 셈이다.
이번 핵종 분리 장치를 이용하면 하나의 시료에서 테크네튬(99Tc), 스트론튬(90Sr), 철(55Fe), 나이오븀(94Nb), 니켈(59,63Ni)을 순차적으로 분리하는 공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연구팀이 실제 유효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테크네튬, 스트론튬, 나이오븀, 니켈의 분리 속도가 기존 방식보다 3배 빨라졌다. 핵종 회수율은 83~97%에 달했다. 철의 경우 기존 방식보다 약 33% 더 오래 시약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류재수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장은 "(이번 기술처럼) 원자력 시설의 운영이나 해체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을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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