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가운데 '눈 폭탄'에 피해를 입은 지역들, 여전히 복구 중입니다. 특히 경기도 안성은 2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컸는데, 어찌 된 일인지 기상청은 안성에 내린 눈이 다른 곳보다 훨씬 적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알고 보니 오류가 발생해 측정을 잘못한 거였습니다.
이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큰 눈이 휩쓸고 간 양계장은 폭탄 맞은 듯 찌그러져 있습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닭들, 눈 녹은 물에 목을 축입니다.
눈이 온 지 나흘째인데 아직도 안 녹고 그대로입니다.
이 축사 지붕도 눈 무게에 무너져서 닭 8천 마리가 그대로 끼어 있습니다.
축사 9동이 무너지는 데엔 하루도 채 안 걸렸습니다.
[김모 씨/양계장 주인 : '두 동만 무너지고 말아라. 살아라, 살아라' 했는데 그게 다 무너지더라고…]
옆에 있는 600평 딸기 농장도 쑥대밭이 됐습니다.
2주만 있으면 빨갛게 익어 출하됐을 딸기들, 이제 다 자루에 담아 버려야 합니다.
[김인섭/딸기농장 주인 : 딸기를 한 10년 정도 했는데 처음이에요, 이런 게…]
그런데 기상청이 측정한 이곳 안성 적설량은 20.2cm에 그쳤습니다.
근처에 있는 수원, 용인의 절반 수준입니다.
눈 오는 걸 쭉 지켜본 주민들은 '그럴 리가 없다' 했습니다.
[김모 씨/양계장 주인 : 50㎝가 넘는 거 같애. 왜냐면 여기까지 찼었거든. 장화 신고 푹푹 빠지니까 들어가질 못했다고…]
알고 보니 폭설 첫날인 지난달 27일 기상청의 안성 지역 측정소에서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안성 옥산동은 20.2cm에서, 공도읍은 3.5cm에서 측정값이 멈춰버린 겁니다.
그런데 기상청은 눈이 다 그치고 나서야 보수에 들어갔습니다.
[기상청 관계자 : 장애 원인이 뭔지를 가서 파악을 해야 되고, 근데 그건 눈이 오고 있는 상황에서는 하기 어렵고…]
그러는 사이 골든타임은 지나갔습니다.
[김모 씨/양계장 주인 : 그러니까 50㎝라고 했으면, 뭐 저기 농장들에 말을 하면 옆에다 더 댄다 어쩐다 했는데…]
이번 눈으로 안성시가 입은 피해는 35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안성시는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청했지만, 이미 입은 피해는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영상취재 이주현 김대호 / 영상편집 김지우 / 영상디자인 오은솔]
이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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