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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교통사고 주범 ‘블랙아이스’ 12월에 최다…“속도 줄이는 게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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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1월 27일 오후 강원 원주 한 도로에서 53대 간 추돌사고가 발생해 11명이 다치었다. 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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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일부 도로의 결빙(블랙아이스)으로 교통사고 우려가 있으니 차량운행시 안전운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1일 오전 7시쯤 경기도청이 도민들에게 발송한 재난문자메시지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이날 경기 광주·시흥·안산시, 양평군도 유사한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우려는 곧장 현실이 됐다. 2일 오전 6시쯤 경기 안성시 17번 국도에서 14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블랙아이스(도로살얼음)를 사고 원인으로 추정 중이다. 12월은 겨울철 서리·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이므로 운전자들의 주의가 특히 요구된다.

교량과 터널, 저수지 인근, 그늘진 도로가 취약지역


도로교통공단 집계를 보면 도로의 서리·결빙으로 인한 사고는 12월에 약 40%로 가장 많다. 이어 2월, 1월, 11월 순이다. 사고 발생 시간대는 주로 오전 5시~10시 사이다.

흔히 ‘도로 위의 암살자’라고도 불리는 블랙아이스는 서리·결빙사고의 주범이다. 맨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고를 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사망·중상자가 발생할 가능성 역시 높다.

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19만8296건) 중 ‘서리·결빙 조건’에서의 사고 건수(693건) 당 부상자 비율이 182.25%로 가장 높았다. 사망률도 1.73%(12명)로, 1위인 ‘젖음·습기 조건’(1.82%·337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이 2020년~2021년 겨울 경상 내륙 지역의 고속도로를 관측한 결과 블랙아이스는 교량과 터널 출입구, 계곡을 지나는 도로, 응달 지역에서 자주 발생했다. 주로 수분을 공급하는 저수지 인근이나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기 쉬운 고속도로 요금소나 나들목 부근이다.

박문수 세종대학교 기후환경융합학과 교수는 “겨울철 교량 노면은 지상 노면보다 온도가 낮고, 주간에 그림자가 지는 지역이나 계곡 지역은 주변보다 기온과 노면 온도가 모두 낮다”면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도로살얼음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지형에 의한 미기후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로살얼음 예측 정보, 속도 조절·안전거리 확보로 대비해야


블랙아이스 사고를 막기 위해 기상청은 지난해 말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에 ‘도로위험 기상정보 시험서비스’를 도입했다.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와 ‘도로 가시거리 위험정보’를 길안내 애플리케이션과 도로전광판(VMS)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날부터 경부·중앙·호남·영동·통영대전·중부선으로 서비스 제공을 확대했다. 기상청은 2026년까지 전국 31개 주요 고속도로에 도로기상관측망 구축을 완료하고, 도로위험 기상정보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경향신문

티맵의 결빙 위험 구간 안내 화면. 티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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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개인의 주의도 필요하다. 빙판길 사고의 심각성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차량 속도다. 예컨대 시속 30㎞로 달리는 차량의 제동거리는 약 9m이지만, 시속 60㎞로 속도가 2배 늘면 제동거리는 4배 늘어 약 36m가 된다. 눈길·빙판길에서는 이 거리가 더 늘어나 충돌 위험이 급격히 상승한다.

곡선 구간 진입 전에는 반드시 속도를 줄여야 한다. 곡선 구간에서 급제동하거나 핸들을 급격히 돌리면 차량이 회전하거나 전복될 위험이 크다. 속도를 줄일 때도 차량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급제동을 피하고 브레이크를 나눠 밟거나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해야 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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