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아들 때려 숨지게 한 아빠…과거 신생아 딸도 유기

/사진=머니투데이 DB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해 징역 7년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과거 신생아 딸도 유기한 사실이 드러나 또다시 처벌받았다.

2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친부 A씨와 친모 B씨에게 징역 10개월, 징역 8개월에 각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도 명했다.

A씨 부부는 2017년 7월 27일 부산에서 딸을 출산하고 이틀 뒤 퇴원해 서울 관악구 한 교회 베이비박스에 딸을 몰래 두고 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어려운 경제적 상황으로 딸을 제대로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하던 중 베이비박스 관련 인터넷 기사를 읽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8년 12월 말부터 2019년 1월 18일까지 생후 2개월 된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하루 15시간 가까이 온몸을 샤워타월로 강하게 묶어 갈비뼈가 부러지도록 학대하고, 머리 등을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등으로 2020년 3월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다.

A씨 부부는 2015년 5월 혼인신고를 한 뒤 부산 동래구 한 원룸에 거주하며 컴퓨터 6대로 인터넷 게임 아이템을 채굴해 판매하는 일로 생계를 이어왔다.

이들은 아들이 태어났을 때도 3500만원 상당의 대출금 때문에 추심업체로부터 강제집행 신청을 받았고, 휴대전화 요금과 가스 요금을 내지 못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육아하느라 인터넷 게임 아이템 채굴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수입이 절반으로 준 데다 아들이 폐렴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 예상하지 못한 치료비까지 지출하자 모든 원인을 아들 탓으로 돌리며 학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자녀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유기해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피고인들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과 피해 아동이 현재 입양돼 잘 지내고 있는 점, 유기 장소가 피해 아동이 비교적 잘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이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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