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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두 개의 전쟁' 틈 노린 시리아 반군…북서부 '파죽지세'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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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 72시간 만에 알레포 진격…세력 확장

정부 동맹 이란·헤즈볼라·러시아, 전쟁으로 지원 축소

시리아 정권 취약성 드러나…"역내 힘의 균형 변화"

뉴시스

[알레포=AP/뉴시스] 1일(현지시각) 시리아 알레포 남서부 외곽 한 고속도로에 시리아군 장갑차가 방치된 모습. 시리아 정부 동맹이 '두 개의 전쟁'으로 눈을 돌린 틈을 탄 반군이 파죽지세 진격하고 있다.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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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시리아 반군이 제2 도시 알레포 핵심 시설까지 장악에 나서면서 시리아 내전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 러시아가 중동 분쟁 및 우크라이나 전쟁에 눈을 돌린 사이 반군은 파죽지세로 진격하며 시리아 북서부 장악에 성공하고 있다.

1일(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주도하는 시리아 반군 세력은 지난달 말 북서부 이들리브에서 공세를 시작해 72시간 만에 알레포 중심부까지 진격하며 세력을 넓히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 및 시리아 주둔 러시아 항공기는 1일 알레포와 이들리브 지역 반군 초소 등에 폭격을 가하며 대응에 나섰다.

영국 기반 전쟁 감시 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HTS가 서부와 북서부 광범위한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며, 쿠르드족 지역 등에 포위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리아는 2011년 이른바 '아랍의 봄'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촉발되면서 13년째 내전을 겪고 있다. 시아파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정부군과 다양한 반군 세력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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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야=AP/뉴시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시리아 반군 전투원들이 시리아 북부 이드리브 외곽 탈리야에서 트럭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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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세력이 정부군과 반군을 지원하면서 분쟁은 더욱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군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 러시아 지원을 받고 있다.

튀르키예는 '테러 단체'로 지정한 쿠르드족 무장 세력을 억압하기 위해 일부 반군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초기 반군 세력을 지원했지만, 이후 이슬람국가(IS) 격퇴에 주력하며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에 힘을 보탰다.

이번 진격을 주도한 HTS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자바트 알누스라 후신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단체다. IS 지도자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도 이 단체 결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군 세력이 며칠 만에 거침없이 진격할 수 있던 배경엔 시리아 정부 주요 동맹인 러시아, 이란, 레바논 헤즈볼라가 각각 전쟁으로 시리아 지원에 소홀해진 점이 주요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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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AP/뉴시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이틀째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레바논 남부 카나 마을의 건물 잔해에 손상된 차량이 파묻혀 있다.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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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는 시리아 정부가 정권을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조직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대부분 병력을 레바논으로 복귀시켜 이스라엘과 전쟁에 집중했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의 맹공격으로 지도부 대부분이 사망하는 등 조직이 사실상 와해됐다. 시리아 정부 지원에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2015년 9월 시리아에 군대와 전투기를 파견한 이후 정부 지원에 핵심 역할을 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발이 묶였다. 이란 역시 최근 1년 사이 이스라엘과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며 위기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 역시 오랜 부패와 경제 위기 등으로 약화된 상태다. 시리아 정부군의 사기 저하도 반군이 저항 없이 진격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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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AP/뉴시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시리아 반군 세력이 알레포 외곽 지역에 주둔하고 있다.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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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시리아 알아사드 정부군이 한때 막강했지만, 반군의 이번 공격 시기와 성공으로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평가한다.

조슈아 랜디스 오클라호마대 중동학센터 소장은 뉴욕타임스(NYT)에 "알아사드가 내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지원 덕분인데, 이제 사라졌다"며 "이스라엘은 저항의 축에서 전면전을 벌여 역내 힘의 균형을 바꿔 놨고, 아사드는 이제 혼자가 됐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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